[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기황후' 하지원이 섬세한 감정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25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41회에서 기승냥(하지원 분)은 왕유(주진모) 일행과 손을 잡고 백안(김영호)보다 먼저 연철(전국환)의 비밀자금을 빼돌리는데 성공했다.
모든 일의 배후가 기승냥임을 알아챈 탈탈(진이한)은 "마마께서 이기셨다. 세상엔 진실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지금 제가 그렇다. 마마께서 스승인 이 사람을 이기셨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만 말씀 드리겠다. 전 두 번 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돈이 어찌 쓰이는지 지켜볼 거다. 우리 가문에 위협을 가한다면 그땐 마마님도 각오하셔야 할 거다"고 경고했다.
기승냥도 지지 않았다. 잠시 눈빛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가문이 나라와 백성보다 중요하지 않다. 사부님처럼 큰 분이 가문에 연연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기황후'에서 기승냥의 캐릭터는 한결같았다. 뛰어난 지략으로 적을 패배시키고 주변 인물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줄 알았다. 어머니를 잃게 한 친원파 거두 왕고에게 복수하기 위해 일부러 왕고 밑으로 들어가 남장 생활을 할 때부터 기승냥은 강인한 모습을 보여왔다.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기까지 기승냥에겐 많은 시련이 닥쳐왔다. 이 때마다 그는 지혜와 기지로 역경을 헤쳐나갔다. 앞서 타나실리(백진희)의 온갖 악행에도 굴복하기는 커녕 철저한 계획으로 앙갚음을 해줘 통쾌함을 안겼다.
타나실리가 교수형에 처한 뒤에도 황후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 착해보이지만 실은 악날한 새 황후 바얀 후트그(임주은)가 기승냥의 적수로 등장했고 같은 편이었던 백안(김영호)과 황태후(김서형)는 기승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질 기승냥이 아니다. 빼어난 지혜와 왕유(주진모), 타환(지창욱)의 도움에 힘입어 고난을 극복했다.
하지원은 '기황후'의 중심 인물인 기승냥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도도한 카리스마는 물론, 그 뒤에 숨어 있는 부드러움과 모성애까지 다양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자신의 선택으로 원나라 황후가 되는 길을 택했지만 왕유에게 연민을 간직한 여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왕유공,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는 말 한 마디에도 왕유를 향한 기승냥의 미묘한 감정을 담아냈다.
이와 함께 지창욱, 주진모, 진이한 등 남자 배우들과의 합에서 이끌어내는 시너지 역시 50부작 장편 사극의 인기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 관계자는 "하지원은 노력하는 배우다. 작품을 할 때마다 모든 최선을 다한다. 생방송 처럼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찻잔 하나를 드는 신이 있어도 어떻게 들어야 좋을 지 여러번 고민하고 촬영에 나선다. 잘 될 수밖에 없는 배우"라고 말했다.
빠듯한 촬영 스케줄에도 타이틀 롤 하지원은 극의 흐름을 단단히 잡으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매회 실감케 하고 있다. 종영까지 단 10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하지원이 끝까지 폭넓은 연기로 극에 재미를 불어넣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기황후 하지원 진이한 유인영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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