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JTBC 보도국은 '뉴스9' 방송 분인 45분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른다.
'뉴스9'은 공식적으로 하루 세 번의 회의를 거쳐 토대가 완성된다. 먼저 오전 9시 30분에 첫 번째 편집회의가 시작된다. 이 자리에는 손석희는 참석하지 않는다. 보도국장과 부국장단 주재하에 각 부서의 부장들이 기사 계획을 발제하고, 인터뷰이를 선정한다. 그날 중요한 사안을 토대로 뉴스를 선정하므로 구성원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첫 번째 회의 1~2시간 전에 일선 기자들은 각자의 취재처에서 기사 계획을 준비한다. 어떤 것을 비중있게 처리할 지 사안을 결정하기 위한 전초전이기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하루 중 가장 급박한 시간으로 꼽힌다.
두 번째 회의는 오후 2시다. 오전에 '사장' 업무에 임한 손석희가 본격적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이때 큐 시트(뉴스 진행표)는 더 정교해진다. 오전 회의에서 보도하기로 선정된 기사가 제외되기도 하고, 새로운 기사가 추가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뉴스9'에서 보도할 아이템이 1차적으로 결정된다.
이후 오후 5시에 보도국장과 뉴스제작부장, 제작진이 참여하는 소규모 회의가 열린다. 그 사이에 새로 들어오는 중요 기사가 있기 때문에 큐 시트가 뒤집어지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세 번의 회의 시간동안 뉴스는 중요도에 따라 사장되기도 하고 비집고 들어오기도 한다. 뉴스의 취사 선택이 끊임없이 이뤄지는 셈이다. 보도국 기자들은 쌍방향 소통을 통해 지속적인 '게이트키핑'(gatekeeping)을 시도하며 시청자들에게 '꼭 알려야 할' 뉴스를 갱신한다.
손석희와 함께 진행을 맡고 있는 김소현 앵커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황색적인 내용보다 보도에 대한 가치가 있는 지를 두고, 매 회의마다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단독 취재라고 하더라도 '보도 가치' 면에서 떨어지는 경우에는 전파를 타지 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고민의 일단을 보여주는 케이스가 지난 4일 방영된 손석희의 오프닝 멘트였다. 생활고를 비관한 연이은 동반자살을 어디까지 다뤄야 하며 언론이 이를 자꾸 다룸으로써 베르테르 효과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손석희는 "이날 진행된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장시간의 토론이 있었다"라며 고민의 흔적을 드러내기도 했다.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440234)
세 번째 회의를 마친 뒤 보도국은 정말 바빠진다. 취재 기자들의 기사를 읽고 멘트를 직접 쓰는 '앵커' 손석희는 현장에 있는 후배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한다. '앵커'로서 보다 생동감 있는 뉴스를 전달하고자, 현장감을 파악하는 차원이다. 한 기자는 "처음에는 '대선배' 손석희가 직접 전화를 걸어오는 바람에 기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며 웃었다.
오후 8시 30분을 넘어서면 스튜디오와 부조정실에 긴장감이 나돈다. 인터뷰와 현장 중계가 많아 모든 스태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현장 연결 위주로 짧은 리허설을 마치면 온에어의 순간을 맞이한다.
뉴스 진행 중에도 수시로 큐 시트가 바뀌기도 한다. 이미 준비한 것보다 더 생동감 있는 내용을 담은 기사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보도국은 생방송 중에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생방송이 무사히 끝나면 클로징 음악이 흐른다. 이 클로징 음악도 '뉴스9'만의 참신한 시도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김소현 앵커는 "클로징은 앵커의 고유 영역이다. 음악을 틀자는 아이디어를 낸 손석희는 선곡도 직접하며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왜냐하면 음악에는 그날의 뉴스에 대해 앵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흐를 때 내가 손석희와 나누는 대화는 대부분 음악에 관한 것이다. 매번 그의 넓은 음악적 식견에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JTBC 회의, 손석희 ⓒ JTBC,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