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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는 살아있다'…서태지·김건모·이승환·god '국민 오빠'들의 컴백 러시

기사입력 2014.03.05 17:12 / 기사수정 2014.03.06 08:02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46년차 가수 조용필은 지난해 4월 정규 19집 '헬로(Hello)'를 내놓으며 가요계에 '조용필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해 음악시상식에서도 아이돌이 아닌 기성 가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다관왕에 오르며 레전드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었다.

'큰 형님'의 선전에 이어 29년차 이승철과 24년차 신승훈도 각각 정규 11집과 스페셜 앨범을 발표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여세를 몰아 올해도 레전드들의 복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환, 서태지, 김건모, god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민오빠'들이 컴백을 예고하고 있어 올해 음원시장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이승환은 3월 말 정규 11집 녹음을 모두 마치고 4년 만의 복귀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소속사 드림팩토리 측은 "이승환의 정규 11집 타이틀곡은 봄에 어울리는 밝고, 따뜻하고, 달콤한 미디엄 템포의 사랑 노래가 될 것"이라며 "현재 앨범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잘못, '꽃', '당부'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진보적인 연출 방식을 선보였던 이승환은 이번 11집 역시 뮤직비디오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무 팀 만 총 40여명이 동원된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는 그의 음악과 어우러져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승환은 앨범 발매와 함께 '공연의 신'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공연으로 팬들 앞에 선다. 11집 컴백을 기념해 28, 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이승환옹 특별 회고전+11'을 개최한다.

서태지의 컴백 역시 관심거리다. 2009년 정규 8집 'Seotaiji 8th Atomos'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한 서태지는 지난해 12월 "내년 중, 후반 정도가 되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2014년 안으로는 모두 완성된 9집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새 앨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자신의 생일을 맞아 "요즘은 녹음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까지 준비한 프리-프로덕션을 실제 레코딩 스튜디오로 이전하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앨범 준비과정을 전하며 컴백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서태지가 9집의 장르라고 힌트를 준 사진에는 R/C자동차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팬들은 서태지가 '록(ROCK) 장르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며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전후로 나뉜다"라는 말이 있듯 서태지는 10대들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꿔 놓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다. 신비주의 콘셉트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서태지가 5년 만에 선보이는 음악세계에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풍선처럼 부풀고 있다.



'국민가수' 김건모도 올 상반기를 목표로 두고 컴백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 9월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13집 '자화상' 이후 3년 만이다. 최근 김건모는 컴백에 앞서 KBS '감격시대'의 OST '멍'을 발표해 그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린 팬들에게 기쁨을 전했다. 해당 곡은 1995년 '아름다운 이별' 이후 10년 만에 작곡가 김형석과 의기투합한 곡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건모는 1995년 발표한 정규 3집 '잘못된 만남'으로 단일 앨범 판매량 280만장이라는 국내 기네스 기록을 세우며 1990년대를 풍미했다. 천부적인 가창력으로 신나는 댄스곡부터 애절한 발라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해왔던 만큼 이번에 선보일 장르는 무엇일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건모와 함께 '100만장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운 국민그룹 god도 팬지오디 곁으로 돌아온다. 아직 god의 컴백 시기나 곡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god 멤버들 각각의 소속사가 서로 달라 새롭게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상황이다.

god는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바는 없으나 2005년 발표한 7집 '하늘 속으로' 이후 팀 자체의 활동 없이 멤버 개개인의 활동에만 주력해왔다. god의 컴백 준비는 윤계상이 출연 중인 드라마가 종영한 후 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손호영 소속사 측 관계자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에 새 앨범 녹음 소식과 관련해 "김태우 혼자 가이드 녹음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데뷔 15주년을 맞은 god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두 차례 컴백설이 제기되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god는 1999년 '어머님께'로 데뷔해 '거짓말',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길'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기며 팬덤을 뛰어 넘는 국민그룹으로 사랑 받았다. 국민적인 인기를 받았던 만큼 god의 깜짝 컴백 소식은 대중들에게 그 누구보다 큰 호응을 얻으며 환영받고 있다.



속속들이 전해지는 레전드들의 귀환 소식에 황선업 대중음악평론가는 "조용필이 지난해 4월 19집 '헬로'로 앨범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기존의 가수들 사이에서 '컴백 준비를 대충 하면 안되겠구나.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용필은 '헬로' 앨범으로 지난해 음반판매차트인 한터차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레전드 가수들의 복귀는 10대 중심으로 쏠린 현 음악 시장에 30대 이상의 연령층을 불러들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기존의 가요계가 다양해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레전드들의 컴백을 두고 "단순히 '추억팔이'가 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기성 가수들은 단순히 과거 명성에 기대서는 안 된다. 전성기 정도 수준까지 못 미치더라도 어느 정도 준수한 음반을 들고 나오는 것이 대중의 대한 예의이며 성공적인 컴백을 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특히 god의 경우, 향수를 자극하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만 god를 모르는 세대도 많다. 음악적 고민 없이 섣불리 컴백한다면 예전의 명성에 되레 누가 될 수도 있다. 옛날의 god 음악을 토대로 하되 새롭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대중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음원서비스 업체 소리바다의 노승욱 마케팅 팀장은 "아이돌 음악이 주를 이루던 음반시장에 중견가수들이 속속 컴백을 하며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발매돼 차트 경쟁이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복고 바람이 불고 있는데, 중견가수들의 음악을 통해 음반시장에서도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가 레전드의 귀환에 거는 기대는 세대를 아우르는 진화한 음악이다. 조용필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함으로써 '기성 가수의 음악은 고리타분하다'는 젊은 세대의 편견을 깨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 있는 음악들이 힙합, 알앤비, 댄스 곡으로 한정된 '장르의 편중현상'을 해소해 준다면 한국가요의 수준이 한단계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 엑스포츠뉴스 DB, KT, MBC, 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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