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배우 주상욱-이민정이 확실하게 망가졌다. '앙큼한 돌싱녀'가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의 시작을 알리며 포문을 열었다.
27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최수영 이하나, 연출 고동선, 제작 판타지오·IOK미디어) 첫 회에서는 차정우(주상욱 분)가 공무원직에 사표를 내고 4년동안 사업에 실패하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나애라(이민정)가 이혼을 요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개 속도는 빨랐다. 이혼 전 이야기보다 이혼 뒤의 이야기가 중심이 돼 1회부터 본격적인 전개에 돌입했다.
친구 강민영(황보라) 집에 얹혀산 나애라는 억척녀가 돼 있는 반면 차정우는 벤처 사업가로 성공했다. 나애라는 이혼 뒤 경찰서에 가는가하면 차정우로부터 각서를 쓰고 위자료를 받아가라는 소리를 듣는 등 각종 수모를 당했다. 나애라의 삶이 비참해질수록 차정우는 이와 대조돼 승승장구했다.
아직 초반이지만 뻔한 로코가 될 거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유쾌한 이야기 흐름을 보여줬다. 유치할 듯하지만 색깔 있는 캐릭터로 이러한 우려를 덜었다. 일반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돌싱남녀의 재결합을 다룬 점에서 타 로맨틱 코미디와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처 입고 흔들리던 두 남녀가 다시 성숙한 모습으로 재결합하기까지 진짜 사랑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심도 있게 그리겠다는 기획의도처럼 단순히 흔하디흔한 로코가 아닌 성인 남녀의 성장 스토리를 담아내는 게 중요해 보인다.
주인공 '돌싱 남녀'로 분한 주상욱과 이민정의 어울림은 기대이상이었다. MBC '깍두기' 이후 7년 만에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이미지 변신으로 보는 재미를 줬다.
배우 이병헌과 결혼한 뒤 유부녀 스타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민정은 이번 작품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예쁨을 과감하게 버린 오버 연기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가입자 수가 1천 500만명이나 되는 국민 어플을 만든 'D & T 소프트 벤처스' 대표 차정우 역을 맡은 주상욱은 실장님 전문배우라는 별명처럼 또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러나 그가 제작발표회 때 밝힌 것처럼 차정우는 기존의 실장님 캐릭터들과 느낌이 달랐다. 허당기 있고 휴머니스트 있는, 2% 부족한 인물이다.
두 주인공을 받혀준 황보라, 서강준, 엘 등 조연 배우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MBC는 최근 '여왕의 교실', '투윅스', '메디컬탑팀', '미스코리아' 등 수목극에서 잇따라 부진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았다. 전작들과 달리 시청자들이 가볍게 즐겨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인 '앙큼한 돌싱녀'가 수목극 침체기를 겪고 있는 MBC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해 볼 만하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앙큼한 돌싱녀 주상욱 이민정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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