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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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로코 '미스코리아' 시청률로 재단하기엔 아깝다

기사입력 2014.02.27 08:02 / 기사수정 2014.02.27 08:24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비록 높은 시청률은 얻지 못했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드라마들이 있다. 한 번에 시선을 끌어당기는 자극적인 장면들은 없어도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그런 드라마 말이다.

26일 막을 내린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도 다르지 않았다. 시청률은 초라했지만 보잘 것 없는 엘리베이터 걸에서 미스코리아 진이 된 오지영(이연희 분)의 이야기는 현실적이어서 공감갔고 담담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궁상맞고 짠했던 오지영 김형준(이선균) 커플은 마지막회에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오지영은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위한 준비를 순조롭게 해나갔고 김형준은 새로 개발한 립글로즈 판매에 성공하며 완벽하게 재기했다. 어려운 일을 함께 헤쳐 가며 끈끈해진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 약속을 했다. 또 다른 커플인 정선생(이성민)과 화정(송선미)도 마음을 확인하고 강렬한 키스를 나눴다.

'미스코리아'는 1997년 IMF 시대의 힘든 삶과 미스코리아라는 소재를 흥미롭게 엮어냈다. 불륜, 출생의 비밀, 불치병 등이 난무하는 막장드라마와 달랐다. 가진 것 없는 엘리베이터걸인 오지영이 미스코리아 진 왕관을 쓰게 된다는 설정 자체는 비현실적이었지만 결과보다 과정을 현실적으로 녹여내 따뜻함을 줄 수 있었다. 오지영과 김형준의 로맨스도 신데렐라와 백마 탄 왕자의 그것과 달리 과장없이 담백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극의 호흡이 느려져 다소 지루해졌고 거듭된 고난을 뚫은 오지영이 결국 진에 당선된다는 결말 역시 예측이 가능해 흥미를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웰메이드 드라마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데는 이선균, 이연희, 이기우, 고성희 등 배우들의 힘이 컸다. 이선균은 트레이드마크인 생활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연기에 강한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했다. 퀸 미용실 마애리 원장 역의 이미숙은 중년 베테랑 연기자답게 카리스마부터 그 속에 감춰진 따뜻함까지 폭 넓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고성희, 홍지민, 장용, 정규수, 정석용, 백봉기 등도 감초 노릇을 톡톡히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이연희였다. 제 옷에 꼭 어울리는 옷을 입은 이연희는 늘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고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섰다. 청순한 첫사랑 아이콘의 틀을 깨고 풋풋함부터 발랄함, 깊이 있는 감정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이처럼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 극본 등 나무랄데 없다는 평을 받았지만 전지현-김수현 주연의 판타지 드라마 SBS '별에서 온 그대'라는 강력한 경쟁작을 만나 시청률 면에서는 울상을 지었다. 5~8%의 저조한 시청률을 유지했다.

대진운이 아쉬울 법 했지만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는 따뜻한 감성을 전달했다. 밀가루와 우유 값이 20%나 상승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도 가슴에 희망을 안고 소탈하게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에 지친 시청자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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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미스코리아 이연희 이선균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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