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무대, 혹은 그라운드 위에서 한없이 카리스마 넘쳤던 스타들이 아이들 앞에서는 유독 한없이 약해지며 어수룩한 모습을 보인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예능 초보' 스타 아빠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환호하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MBC '아빠어디가 시즌2' 등 최근 아이들과 함께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스타 아빠들의 모습을 되짚어봤다.
▲ 타블로
지난 2003년 힙합그룹 '에픽하이'로 데뷔한 타블로는 카리스마 있는 무대 매너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후 지난 2009년 10월 배우 강혜정과 결혼했고, 이듬해 5월 딸 하루가 태어나면서 단란한 가족을 완성했다.
타블로는 지난해 추석 파일럿 방송 이후 11월 정규편성 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딸과 함께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이 방송에서 타블로는 딸 하루의 눈높이에 맞추려 혀 짧은 소리와 하이톤의 목소리도 불사할 만큼 이전에 보여줬던 '힙합가수'의 면모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더 친근감 있게 다가갔다.
딸과 함께 하는 즐거움 뒤에는 물론 고민도 있었다. 타블로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 방송으로 저를 처음 접하신 분들은 '말투가 원래 그런 애고 문제가 있는 아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진심으로 힙합하는 친구구요"라고 웃지 못 할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또 하루와 함께 하면서 점점 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타블로는 "잃을 것이 없는 것처럼 음악을 해야 하는데 잃을 게 너무 많다"면서 "내가 음악을 하면서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니 두려움 아닌 두려움이 있다. 가족이 생겨서 더 그런 것 같다"고 가족이 생긴 후 달라진 점을 고백하기도 했다.
▲안정환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인 스포츠해설가 안정환은 MBC '아빠어디가'를 통해 올해 7살이 된 아들 리환과 추억 쌓기에 나섰다. 안정환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의 몰랐던 점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등 이전까지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안정환은 지난 2일 '아빠어디가'의 첫 방송에서 저녁 재료 구하기 심부름에 나선 아이들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렸다. 안정환의 아들 리환은 처음 떠나는 심부름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고, 아들의 뒷모습을 지켜본 안정환은 "뒷모습이 안쓰럽다. 배타면 추울 텐데"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다른 멤버들이 자신을 놀리자 그는 "안 울었다. 추워서 그런다"고 애써 눈물을 감췄다. 하지만 이내 "예전에 어려웠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옆에서 안정환의 우는 모습을 지켜본 배우 성동일이 "이렇게 여린 사람이 어떻게 골을 그렇게 잘 넣었을까"라고 웃으며 위로했을 만큼, 안정환은 그라운드 위에서의 치열함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아들 리환의 '밝은' 성격을 알게 된 것도 이 방송을 통해서였다. 리환은 낯을 가리던 다른 출연자들의 아이들과는 달리 첫 만남부터 발랄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분위기에 금방 적응해 안정환을 놀라게 했다.
안정환은 "(리환이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다. 얼굴은 엄마 아빠를 닮았는데 우리 집에 성격은 이런 사람이 없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집에선 이러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 역시 방송이 아니었다면 안정환이 몰랐을 가족, 아들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김진표
힙합가수 김진표 역시 '아빠 어디가 시즌2'를 통해 딸 규원과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김진표는 방송을 통해 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딸바보'이자 '허당 아빠'의 모습으로 조금씩 방송에 녹아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방송에서 김진표는 딸과 함께 첫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 서툰 요리 실력으로 고전했다. 이에 규원은 아빠를 위해 직접 만두를 빚겠다고 나섰고, 자신을 위해 애쓰는 김진표를 향해 "아빠 좋아"라고 고백했다. 딸의 고백에 감동한 김진표는 "아빠 지금 울 뻔 했어, 아빠도 규원이 좋아"라고 말하며 감동했다.
이 외에도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장현성 역시 아들 준우, 준서 군과 함께 방송에 출연하며 자녀들과 한층 더 가까워짐은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보여줬던 무거운 이미지를 깨고 대중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스타 아빠들은 아이와 함께 하며 꾸며지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은 물론,방송이 거듭될수록 아이를 통해 자신과 가족을 함께 돌아보고 있다. TV를 통해 이들을 지켜보는 시청자의 즐거움과 관심 역시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KBS,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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