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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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배우는 관객의 독특한 기억 속에 존재" [인터뷰]

기사입력 2014.02.21 07:54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정진영은 증권가 정보지, 일명 찌라시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던, 연기에만 집중하던 외길 인생 배우였다. 그러던 찰나에 영화 '이태원 살인 사건'을 찍은 제작사 대표와의 인연으로 '찌라시 : 위험한 소문'에 출연하면서 낯선 영역을 접하게 됐다.

정진영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라며 "애초에는 정·재계를 망라했지만 워낙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찌라시가 담는 내용이 연예계까지 확대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발 없는 소문이 천 리를 가는 것처럼, 최근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고' 식의 근거 없는 찌라시의 무분별한 배포로 연예인들이 억울하게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정진영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기에 어쩔 수 없는 애환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헛소문으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감에 행하는 극단적인 선택은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정진영은 극 중 전직 기자 출신의 찌라시 유통업자인 박사장 역을 맡았다. 박사장은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하다 의문의 사고를 당한 뒤 한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날카롭고 왜소한 이미지가 강한 정진영은 활동적이지 못한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웠다.

"김광식 감독이 유통업자를 만났는데, 박사장과 다른 일반 직장인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단다. 또 박사장의 장애는 촬영 당시 내가 실제로 다리가 아팠기에 감독과 협의를 거쳐 새롭게 설정한 것이다. 박사장의 엉터리 이미지로, 캐릭터 특성상 감독이 내게 증량을 요구했다. 박사장의 푸근함과 후덕함이 주는 이 영화에 적합했다고 본다"

김강우, 고창석, 박성웅과 함께한 영화 촬영. 정진영은 김강우는 섬세하고, 고창석은 정말 귀엽고, 박성웅은 멋진 악역이라고 칭찬했다. 든든한 후배들과의 작업에서도 '맏형'으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어딜 가든 나이가 많아서 항상 그 현장에서 부족한 것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이 시끄러우면 내가 조용해야 하고, 조용하면 내가 시끄러워야 하고…내가 가라앉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연기를 섭렵한 정진영은 그중에서도 관객들이 깊은 감정을 호소력 있게 전달해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자신 또한 '브레인'의 김상철, '왕의 남자' 연산군처럼 복잡한 이면과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를 선호한다고 동의했다. 그럼에도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 배우답게 경험이 깃든 지론을 공개했다.

"신비감에 둘러싸인 인물이 재밌긴 하다. 배우라는 존재는 관객의 독특한 기억 속에 있다. 하지만 '찌라시'에서도 박사장은 어찌 보면 과거의 사연으로 불운한 인물이기에 묵직하게 갈 수 있는데, 영화의 흐름상 감독이 원하지 않았다. 내가 무겁게 갔으면 질척거렸을 것이다. 배우는 그때 그때 바뀌어야 한다"

지난 1988년 연기 인생을 시작한 정진영은 온화한 미소를 지녔지만, 언제든지 포커페이스가 가능하고 속에 가려진 냉랭함도 분출하는 팔색조의 천생 배우다. 50대에 접어든 그는 이제 나이에 걸맞은 인생 이야기가 담긴 연기를 갈망했다.

"앞으로 나이가 든 연장자의 캐릭터가 주어질 것이다. 배정받은 인물을 통해 멋있게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다. 중년이 할 수 있는 연기가 있을 것이고, 이 세대의 멋을 표출하는 시기를 맞이한 것은 고마운 일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정진영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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