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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왕가네' 최대 수혜자? 감사할 따름이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4.02.16 21:56 / 기사수정 2014.02.17 14:2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저 스스로도 '왕가네 식구들'의 최대 수혜자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영 전까지 끊임없는 화제를 낳았던 KBS 2TV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이 50회를 끝으로 6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그 중심에는 조성하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오현경(왕수박 역)과 김희정(오순정) 사이에서 갈등하던 조성하는 극 중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고민중'의 모습 그대로였다. 드라마는 고민중이 '첫사랑' 오순정을 선택하고, 전 처인 왕수박과도 따뜻한 사이로 남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조성하와 만난 지난 12일은 '왕가네 식구들'의 마지막 촬영까지 모두 마무리 된 날이었다. 촬영은 끝났지만, 조성하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직 끝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7, 8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던 무게가 한 번에 내려놓아질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것들을 천천히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고 마지막 방송을 맞이하는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에게 '고민중'은 늘 끈을 놓칠 수 없는, 풍선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만큼 연기하면서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는 얘기다. 조성하는 "고민중은 감정 표현의 기복이 심한 캐릭터다. 매 회마다 주어진 숙제가 한두 개씩 있었는데, 대본을 받을 때부터 현장에서 촬영 후 'OK' 사인을 받을 때까지 항상 준비해야 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고민중은 유난히 눈물 흘리는 장면이 많았다. 이전까지 연극과 영화는 물론, 뒤늦게 시작한 드라마에서도 그는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상대를 '울리는' 연기를 주로 해 왔었다. 그만큼 선 굵은 연기를 펼쳐왔던 그였기에, 눈물 연기는 자신이 없었다.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 점점 감정이 폭발하게 된다면 좀 더 수월했을 텐데, 극 중에서 고민중은 1회부터 잘 나가던 사업이 망하는 슬픔을 겪게 된다. 

때문에 조성하는 처음 고민중 역할을 제안 받은 뒤 문영남 작가에게 '다른 배우를 찾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는 "스스로 항상 눈물연기를 단점으로 생각해왔다. 연기를 한다고 해도 거짓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출연 전에는 정중하게 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작가님이 잘 울 수 있도록 대본을 써주신다고 했고, 결론적으로 마지막까지 고민중이라는 역할에 정말 심혈을 기울여 주신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쉽지만은 않았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조성하는 방송 내내 가장으로서 고뇌하는 아버지를 연기하며 남성 팬들에게 위로와 지지도 받고, 두 여자 사이에서 보이는 우유부단한 태도로 여성들에게 많은 비난도 들으면서 그렇게 6개월이 넘는 시간을 '왕가네 식구들'과 함께 달려왔다.



이처럼 조성하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던 '왕가네 식구들'은 그에게 많은 것들을 가져다 줬다. 지난 해 KBS 연기대상의 장편드라마 우수상 수상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얘기를 꺼내자 그는 "상이라는 건 받으면 좋은 것이고, 안 받아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연기대상 수상을 포함해 안팎에서는 조성하를 '왕가네 식구들'의 '최고 수혜자'로 꼽고 있다. 조성하도 이 사실에는 동의했다. '조성하'라는 배우가 '왕가네 식구들'로 인해 얻은 점, 달라진 점들이 그만큼 눈에 띈다는 얘기다.

그는 "먼저 그동안 못 한다고 생각했던 눈물 연기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 그래서 연기의 스펙트럼이 좀 더 넓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첫 번째 성과로 꼽았다.

이어 "'왕가네 식구들'의 시작과 마무리에는 고민중이 있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나를 봐도 대중이 '저 사람을 주연으로 봐야 하나 조연으로 봐야 하나' 헷갈렸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는 문 작가님을 통해 누가 봐도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확실한 위치 선정이 됐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존경한다고 밝혀 온 나문희를 비롯해 김해숙, 장용, 오현경, 김희정 등 좋은 배우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출 수 있던 것도 그가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얻은 큰 수확 중 하나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앞으로 조성하가 어디로 갈 것이냐'를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그지만, '왕가네 식구들'이 워낙 큰 인기를 얻었기에 차기작 선정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임할 생각이다. 그는 "지금 하루, 내가 최선을 다 할 곳이 있다면 그게 행복한 것이다. 거기서 '왕가네 식구들'이라는 호재를 만날 수 있어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어 보였다.

인터뷰 말미에 조성하는 '늘 좋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큰 인기를 얻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품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조성하는 자신은 이미 바닥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큰 욕심도 없을 뿐더러 실망할 만한 일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는 세세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주어진 하루하루에 충실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성실하게 한 길만을 달려온 그에게 '왕가네 식구들'은 그렇게 여러 의미의 '좋은 작품'으로 남게 됐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조성하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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