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5일 금메달 수상자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유성 파편을 넣은 '별메달'을 제작해 15일 금메달리스트에게 선사하기로 한 것.
심석희는 이 '별메달'의 유력한 후보로 예상됐다. 올해로 17살인 심석희는 어린 나이에도 올 시즌 쇼트트랙 여자 1500m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며 최강자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해외 언론도 1500m에서 심석희의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은메달. 심석희는 경기 시작 후 한 바퀴를 돈 시점에서 3위로 치고 나왔다. 이후 스캇에게 잠시 선두자리를 내주더니, 10바퀴를 남기고 1위로 올라섰다. 김아랑은 8바퀴를 남기고 넘어지고 말았다. 4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심석희는 저우양과의 격차를 조금씩 벌리며 스퍼트에 나섰다. 하지만 막판 페이스 유지에서 노련한 저우양에 밀렸다. 2바퀴를 남기고 선두 자리를 내준 심석희는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심석희는 경기를 마친 뒤 아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 최광복 감독은 고개 숙인 심석희를 위로하며 기운을 불어넣어 줬다. 심석희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심석희는 경기를 마친 뒤 "많은 분들이 금메달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도 있고, 자신으로서도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지금은 아쉬움보다는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골인하자마자 좋아하지 못했던 건 아쉬움이 커서 그랬던 거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시작하기 전 관중석을 보니 태극기가 많이 보였다.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자신을 응원해준 팬과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세계 랭킹 1위의 은메달. 심석희의 말처럼 '아쉬우면서도 값진' 결과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고, 미래는 밝다.
이번 대회는 심석희에게 첫 올림픽 출전이다. 게다가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지 2년차에 불과한 새내기다. 175cm의 큰 키로 세계 수준에 근접한 신체조건을 갖춘데다 한국 선수들의 강점인 기술적인 스케이팅에도 능하다. 이대로 간다면 4년 후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도 여전히 세계 정상을 노려볼 재목이다.
비록 '별메달'은 눈 앞에서 놓쳤지만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 할 이름이다.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보여준 수줍은 미소, 이제 평창에서 밝은 웃음으로 보여주면 된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심석희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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