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가요계가 혼성 포크 그룹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댄스 음악을 하는 혼성그룹이 유행이었다. 룰라, 쿨, 코요태, 샵, 스페이스A, 투투, 영턱스클럽 등의 댄스 혼성그룹은 19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지금은 콜라보레이션 성격으로 기획된 혼성듀오 트러블메이커를 제외하면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혼성 댄스 음악 그룹은 거의 없다. 쿨과 코요태 등이 장수 그룹으로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혼성 포크 그룹들이 잇따라 메이저 음악계를 두드리고 있어 주목된다.
SBS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 우승팀인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은 2월말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댄스 음악과 R&B에 편중됐던 'K팝스타2'에서 기타를 들고 어쿠스틱한 선율의 하모니를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오디션 당시 선보인 자작곡들이 음원 순위 1위를 휩쓰는 등 대중적인 인기도 얻었다. 높은 흥행 잠재력을 지닌 악동뮤지션은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상태다.
투개월(김예림, 도대윤)은 악동뮤지션에 앞서 주목 받았던 그룹이다. 투개월 또한 10일 포크 장르의 곡 'Talk To Me'를 발표했다. 이들은 어쿠스틱 스타일의 포크 음악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도대윤의 기타 연주와 화음을 통해 부각되는 김예림의 섹시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팀으로, 윤종신이 이끌고 있는 미스틱89에 속해 있다.
지난해 12월 데뷔한 허니핑거식스는 남녀 보컬 황예린, 한경수와 기타 연주를 맡는 엉클샘으로 구성된 3인조 포크밴드다. 이들은 어반 포크 스타일의 음악을 들고 공중파 3사 가요 프로그램을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음악이 장르나 구성 면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인디씬에는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사람 또 사람', '참깨와 솜사탕', '솔솔 부는 봄바람', '키스위치' 등 수많은 혼성 포크 그룹이 존재한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이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데뷔하고, 투개월 또한 신흥 강자로 떠오른 미스틱89의 지원 속에 활동하는 상황은 이러한 그룹들의 유행 조짐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한 인디 밴드 관계자는 "현재 가요계는 아이돌의 댄스 음악 또는 일렉트로닉 음악 등으로 편중돼 장르적인 차별성이 떨어진다. 가요 시장에는 결국 음악의 다양성이 요구될 것이며, 비슷비슷한 음악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던 대중에게 혼성 포크 그룹의 음악은 크게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편안하고 이질감이 없을 뿐 아니라 일렉트로닉,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어우러지기 쉬워 장르적 발전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악동뮤지션'이 대중에게 어필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오버씬에서 그런 류의 음악을 하는 그룹이 없었기 때문에 (혼성 포크 그룹들의) 파급력이 없었던 것이다. 비슷한 뮤지션들은 실력이 없어서라기보다 기회가 없어서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음악의 다양성이 중요시 되는 추세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를 받으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자작곡 하나를 만들더라도 좀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고, 좋은 세션 등 여러 지원도 있을 것이다. 좋은 음악이 나온다면 혼성 포크 그룹 붐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악동뮤지션, 투개월, 허니핑거식스 ⓒ 엑스포츠뉴스DB, 호기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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