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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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테스트 불응' 이용대를 둘러싼 세가지 궁금증

기사입력 2014.01.28 16:06 / 기사수정 2014.01.28 16:1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가 위기를 맞았다. 도핑테스트에 불응해 선수 자격 1년 정지 징계를 받게 된 것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궁금증은 남아있다.

28일 정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이용대가 도핑 의혹을 받아 선수 자격 2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용대는 단숨에 주요 포탈 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이용대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협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의 정황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에 세계배드민턴 연맹의 징계 대상 선수는 이용대와 김기정이며 징계 기간은 당초 알려진 2년이 아닌, 1년이었다. 

그러나 이날 협회는 억울함을 주장하며 전담팀을 꾸려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궁금증 1 : 이용대가 '정말' 금지 약물을 복용했나

가장 궁금한 점은 이용대가 도핑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여부다. 도핑이란 운동 선수가 일시적으로 경기 능력을 높이기 위해 호르몬제, 스테로이드, 신경안정제 등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운동 선수의 도핑은 아주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표방하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징계를 받은 KBL 김도수(KT) 케이스처럼 간혹 일부 감기약, 한약재 등에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이용대, 김기정은 금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단지 대회, 훈련 등 시기가 겹쳐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궁금증 2 : 이용대는 '왜' 도핑테스트에 응하지 못했나

이용대가 금지 약물 복용을 한 것이 아니라 테스트 자체에 응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세계반도핑규약에 따르면 '도핑검사에서 시료 채취를 거부 불응 또는 회피한 경우'도 '도핑 방지 위반'으로 규정하고 징계를 내린다. WADA는 최대 2년의 선수 자격 정지 혹은 영구 제명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협회는 "WADA가 지난해 3월과 11월 2차례 태릉에 방문했다. 두 번 모두 이용대와 김기정이 대회 출전을 이유로 선수촌을 비웠다. 3월에는 정식으로 도핑테스트를 하겠다는 통보가 왔었고, 9월에는 서면(이메일)으로 조사 일정이 있다고 들었는데 선수의 소재지를 입력하는 기한을 넘겼다. 이 부분을 두고 WADA가 도핑테스트 불이행이라 판단한 것이다. 또한 11월은 전주그랑프리 경기 일정이 겹치다보니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결국 WADA가 이용대와 김기정의 도핑테스트를 하기 위해 두 차례 태릉을 방문했지만 한 번도 선수들을 만나지 못했고, 심지어 9월에는 소재지 입력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 자격 1년 정지 징계를 내렸다는 이야기다. 

▶궁금증 3 :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왜' 징계를 대비하지 못했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중수 전무이사는 "이런 일로 자격정지 징계가 나온 사례가 없다. 세계배드민턴연맹도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러나 무려 9개월에 이르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근원이 무엇일까. 일단 WADA의 도핑테스트 절차를 살펴보자. 협회 설명에 따르면, 선수 본인이 분기에 한 번씩 마감시간 내에 자신의 소재지를 전산으로 입력해야 한다. 이용대의 경우 협회가 국제 대회 일정을 받아 대신 일 단위로 입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숙소와 경기장 주소까지 세밀하게 입력해야 한다. 십수년 전부터 이 시스템이 있었고, 2009년 이후로 전산으로 입력하게 됐다. 

이용대가 3월과 9월은 국내에 체류하지 않았다 치더라도 11월 전주그랑프리의 경우 소재지를 태릉이 아닌 전주로 입력했다면 도핑테스트에 불응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에 김중수 전무이사는 "협회에서 매일 확인해서 취합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다음부터는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겠다. 전무이사가 된지 1년이 됐는데 '삼진아웃제도'(징계)에 대해 몰랐다"고 다소 석연치않은 답변만 남겼다.

김중수 전무이사는 이같은 도핑테스트 방식이 선수 사생활 침해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전무이사는 "과거 WADA의 불심검문 사례가 있었다. 밤 10시에 집에서 도핑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선수들도 이런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이용대는 현재 배드민턴선수위원회 활동도 하고 있다. 이 점을 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WADA나 세계배드민턴연맹에 어필할 계획도 있다"고 피력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이용대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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