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뱅 콘서트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그룹 빅뱅이 일본 6대 돔투어를 성황리에 마치고 기다리던 한국 팬들에게 돌아왔다. 완전체 공연을 기다린 팬들에게 보답하듯 빅뱅은 음악, 퍼포먼스, 연출, 패션 모든 면에서 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26일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는 '2014 BIGBANG +α IN SEOUL'가 열렸다. 빅뱅은 지난해 '빅뱅 얼라이브 갤럭시 투어 더 파이널’ 이후 1년 만에 완전체로 서울에 상륙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왔지만 공연장 주위에는 입장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팬들이 있었다. 일부 일본 팬들은 '표 양도해주실분'이라는 푯말을 든 채 빅뱅 공연을 보고 싶은 뜨거운 열망을 드러냈다. 엄청난 티켓팅 경쟁을 뚫고 공연장에 자리한 관객들은 빅뱅을 상징하는 왕관봉을 들고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이날 붉은 체크 무늬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빅뱅 멤버들은 '하루하루'와 'blue‘, 'badboy' 무대를 연달아 선보이며 콘서트의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특히 관객들은 'bad boy' 무대에서 멤버들의 그루브한 몸짓 하나에도 열화와 같은 함성을 보냈다.
빅뱅 멤버들은 각자 소개를 하며 콘서트를 찾은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승리는 "우리 보고싶었어요? 승리입니다"라고 특유의 애교 넘치는 인사를 전했고, 태양은 "내가 누구?"라고 물으며 호응을 유도해 장내를 뜨겁게 달아 올렸다.
'가라가라고' 무대에서 빅뱅 멤버들은 공연장 외곽에 위치한 무빙 원형 스테이지에 올라 시선을 압도했다. 이어진 댄스 브레이킹 시간에 빅뱅 멤버들은 비트에 몸을 맞긴 채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HANDS UP'에 무대에서는 중앙무대에 위치한 철재구조물에 올라가 역동적인 무대를 펼쳐보였다.
빅뱅은 완전체만큼이나 개인 활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이날 콘서트에서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는 개별 무대가 이어졌다.이날 공연에서 블랙 수트를 입고 무대에 오른 승리는 'Let's Talk About Love'와 '할 말 있어요'를 연달아 불렀다. 특히 '할 말 있어요' 무대에서는 여성 댄서와의 커플 댄스를 비롯해 열광적인 무대에 땀을 흠뻑 흘리며 성숙한 남성미를 뽐냈다.
핫핑크 계열의 슈트를 입고 등장한 대성은 중앙무대와 돌출무대를 오가며 '날개'를 열창했다. "다 같이 날아봅시다"라는 대성의 흥겨운 한 마디에 관객들은 황금색 야광봉을 흔들며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대성은 "정말 오랜만에 무대에서 한국말을 쓴다. 무척이나 한국 무대를 기다렸다. 정말 행복하다"라고 한국 관객들을 만난 벅찬 기쁨을 전했다. 이어 일본 솔로곡 'joyful' 무대를 선보였다. 일본 활동곡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관객들은 후렴구를 떼창하며 무대를 즐겼다.
태양은 솔로 스테이지에서 '나만 바라봐'와 '웨딩드레스'를 열창했고, 혼을 담은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동영배'를 연호하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다음은 올 한해 많은 사랑을 받은 '링가링가' 무대. 태양은 댄서들과 함께 파워풀한 댄스를 추며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곡이 하이라이트에 접어들자 태양은 스탠딩 석으로 내려가는 폭풍 팬서비스를 선보이며 관객과 진정으로 호흡했다.
지드래곤은 '크레용'으로 솔로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강렬한 호피무늬 퍼재킷을 입고 등장한 지드래곤은 '크레용'이 새겨진 타월을 잡고 흔들며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재미있어요. 재미없는 것 같은데?"라고 입을 뗀 지드래곤은 "2014년 한달이 벌써 지났다. 지난 2013년은 굉장히 '삐딱하게' 살았다. 바르게 살아야지 다짐했는데 여러분이 이렇게 소리를 질러주시니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삐딱해져 보겠다"라는 노련한 멘트로 다음 무대 '삐딱하게'를 소개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솔로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드래곤은 한층 성숙한 무대 매너와 퍼포먼스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솔로무대 마지막을 장식한 탑은 지난해 '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착용해 화제를 모은 왕마이크를 등에 매달고 무대 위에서 등장했다. 탑은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과 굵은 목소리로 'Turn It Up'과 'DOOM DA DA'를 열창하며 섹시 카리스마의 진수를 보여줬다. 절정에 다다른 탑의 폭풍 래핑과 이윽고 터진 불꽃에 관객들은 흥분한 듯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내질렀다.
이날 공연의 묘미는 무엇보다 다섯 명이 함께하는 무대였다. "9년 전에 빅뱅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가지고 나왔던 노래"라고 다음 무대를 소개한 빅뱅 멤버들은 초창기 곡 '눈물뿐인 바보'와 'BIGBANG', '흔들어' 무대를 연달아 선사했다. 각자 스타일에 맞게 춤을 추는 지금 빅뱅의 스타일과 달리 추억의 '칼군무'에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무대에 앞서 대성은 "이 때 연습을 하도 많이 해서 자다가 일어나도 바로 출 수 있었다"라고 데뷔 초를 회상했다. 추억의 무대를 뒤로 하고 빅뱅의 역사를 담은 브레이크 영상이 흘러나왔다. 관객들은 영상 중간에 삽입된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예능 출연 영상을 보고 열광적인 리액션을 보냈다.
빅뱅 멤버들은 'Tonight'과 'Feeling', '마지막 인사'로 퍼포머스 제왕다운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했고, 'Fantasic baby'로 이날 공연의 마지막을 뜨겁게 장식했다. 태양은 "오랜만에 한국 팬들을 만나 3일 내내 행복했다. 일본 돔투어를 위해 준비했던 콘서트였지만 한국 팬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다. 빅뱅이 세계에 쭉 뻗어날 수 있었던 건 다 한국 팬 여러분들이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팬 여러분과 많은 시간 보내고 싶기에 빅뱅 앨범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지드래곤은 "여름입니다"라고 운을 떼며 "개인 스케줄과 병행하며 열심히 정규앨범을 준비해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완전체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가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함께해서 행복했고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여름 빅뱅 정규앨범을 예고한 뒤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번 빅뱅의 서울 공연은 그동안 완전체의 모습을 기다렸던 팬들에게 종합선물과도 같은 공연이었다. 음악, 퍼포먼스, 의상, 무대 연출 등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또한 멤버들은 재치 있는 입담과 멤버 성대모사를 하며 관객을 미소 짓게 했다. 지루할 새 없는 다채로운 공연과 1만 2천 명의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은 9년 간 쌓아온 빅뱅의 내공을 확인케 했다. "한국 팬들의 함성이 그리웠어요"라고 외치는 빅뱅이 2014년 또 어떤 역사를 써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빅뱅 콘서트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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