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가수 왁스(본명 조혜리)가 2014년는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좀 더 자신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화장을 고치고', '부탁해요', '황혼의 문턱' 등의 탁월한 감성 표현이 돋보이는 발라드 곡으로 지난 13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왁스는 지난 9일 신곡 '코인런더리(Coin Laundry)'를 발표하고 1년 2개월만에 가요계에 컴백했다.
왁스는 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대중들이 다시 실력 있는 가수들의 음악을 많이 들어주는 모습을 보고 다시금 음악에 대한 열정이 커졌다"며 "올 한해 음반 활동과 공연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는 대중에게 좀 더 가가가고, 솔직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며 "예능 방송에도 많이 출연하고 싶다"는 계획도 전했다.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나도 이제 후배에게 부케를 던져줄 때가 된 것 같다"면서도 "굳이 서두르지는 않겠다.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왁스는 3~4월 중으로 정규 11집 앨범을 발표하며, 올 한 해 방송과 공연을 통해 활발히 팬을 만날 예정이다.
-오랜만의 컴백이다. 공백이 길어진 이유가 있나?
일부러 공백기를 가진 건 아니다. 계속 음악적 작업과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앨범 출시와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좋은 음악을 찾다 보니까 늦어진 것도 있고… 계속 작업은 하고 있었다.
-신보가 싱글이어서 아쉬운 점이 있다. 앨범 출시 계획은 없나?
3월이나 4월에 정규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이번 '코인런더리(Coin Laundry)'는 앨범이 나오기 전 선공개 개념의 싱글이었다. 앨범을 위해 1년전부터 작업을 했다.
-주로 겨울에 앨범을 냈는데 봄에 앨범이 나오게 됐다
이제 굳이 시기를 생각하지 않는다(웃음).
-요즘 가요계에서 정규 앨범을 내기가 쉽지는 않다. 앨범 준비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나?
싱글이나 앨범이나 비슷한것 같다. 준비하는 시간의 문제지 곡이 하나라고 쉽고 앨범이라 어렵고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코인런더리'는 기존의 왁스 노래들과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앨범 콘셉트가 다 그렇다. 어떻게 보면 도그(DOG·왁스가 1998년 리드 보컬로 활동한 밴드)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다. 음악 색깔 면에서 그렇다. 그동안 왁스 활동에서 전형적인 발라드곡이 많고, 가요 색깔이 짙었다면 이번 앨범은 밴드 성격이 강한 음악이다. 록 베이스의 음악들이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이기도 하다. 그래서 왠지 애착이 가기도 한다.
-이번 '코인 런더리'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서정적이고 조용한 곡이지만 베이스에 록 음악적 요소가 있다 보니, 록의 감성으로 부르려 노력했다. 섬세하게 음악을 듣는 분은 이미 내가 이전과 노래를 다르게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아시더라. 장르에 맞춰서 연구를 해서 불렀다. 힘이 들어가지만 안들어간 것처럼 창법에 미묘한 변화를 줬는데 좀 어려웠다.
-록 음악을 시도하게 된 이유는?
원래 내가 했던 음악은 록이다. 원래 도그를 했고, 발라드를 해서 '왁스'라는 이름으로 음악적 색깔이 알려졌다. 발라드 가수지만, 내 베이스는 밴드 음악이다. 그래서 의미가 있고 또 재미 있을 것 같다.
-곡 작업에 외국인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곡작업을 한 앰버글로우는 홍준석씨와 빌리 몰러(Billy Mohler)가 속한 작곡 프로듀싱 팀이다. 이분들의 음악에 매료돼 내가 곡 작업을 제안했다. 그게 어느새 1년이 됐다. 이분들이 만든 다른 곡들이 더 있는데 3~4월 중 나올 앨범에 실릴 예정이다. 빌리는 '더콜링(The Calling)' 밴드의 에이스였던 친구인데, 세션 연주 실력도 뛰어나다. 베이스 기타 연주도 직접했다. 다른 곡에는 건즈앤로지스(Guns N' Roses) 드러머가 드럼을 쳤고 그외에도 유명한 세션들이 참여를 했다.
-'코인런더리'는 '세탁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표현한 이별 노래였다. 어떤 메시지를 담았나.
세탁방에 동전을 넣는 세탁기가 있잖나. 요즘 혼자 사는 사람은 동전 세탁방을 자주 간다고 하는데 거기에 가면 기분이 묘하고 쓸쓸하다. 가사를 쓸때 이별을 하고 너무 힘든 사랑을 한 뒤 그 방에서 혼자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거다. 돌아가는 빨래들을 보며 '저렇게 지워버리고 싶다. 저런 얼룩과 기억들 흔적을 지우고 싶다…' 그런 거다.
-원래 곡 제목은 '세탁기'였다고 하던데.
사실 '코인 런더리'가 먼저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제목이 너무 어렵다 하더라. 발음도 확 와닿지 않지 않나. 그래서 '세탁기'로 할지 생각을 해 본 것이다. 녹음 할 때는 곡에 가제가 있다. '1번', '2번' 일 때도 있고 이 곡의 경우 '세탁기'였다. 실제 곡명으로 하기는 너무 세더라. 곡 본위기와도 안맞고, 특이한 제목으로 뭔가를 노린 느낌이 들어서 원래 곡명으로 갔다.
-왁스 노래들의 가사 속에는 여성의 심리 묘사가 두드러진다. 그동안에는 '착한 여성'의 이미지가 강했다. 활동이 14년 째인 만큼 변화를 시도할 생각은 없나?
굳이 가사의 대세를 따르지 않는다. '화장을 고치고', '부탁해요' 같은 경우 곡에 그런 가사가 맞은 것이다. '코인런더리' 같은 경우 그렇게 가사를 붙이면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가요 형식 멜로디 라인이 아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고민한 만큼 가사는 괜찮게 나온 것 같다.
-왁스의 노래는 완성도 높은 소위 '웰메이드곡'이 많았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노래의 기준은 무엇인가?
나도 선곡을 못한 노래들이 많다. 요즘엔 오히려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기 더 좋아진 것 같다. 몇년간은 아이돌 음악만 나왔던 시기도 있었다. 이제는 아이돌도 존재하고 다른 음악을 추구하는 가수들도 조금씩 인정을 받는 것 같다. 차트를 봐도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올라 있지 않나. 오히려 지금은 음악이 좋으면 되니까 몇년 전에 비하면 음악이 좋으면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왁스로 '발라드' 뿐 아니라 댄스곡도 자주 시도했다. 다양한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나?
그렇다. 장르를 정해서 '이 것만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음악을 잘하는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하니 콜라보(협업) 앨범도 내고 싶다. 그러다 보면 점점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질 것 같고, 색깔도 단단해질 것 같다. 순간 음악을 들었는데 갑자기 귀에 들어와서 '누가 한 거야'라며 찾아간 끝에 작업이 진행된 경우도 많다. 일렉트로닉 음악과 내 노래를 접목시켜 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싶다.
■ 이제는 부케 던져 주고 싶어
-지난해 6월 결혼한 백지영씨에게 부케를 받는 등 잇따라 부케를 받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너도 빨리 시집 가라'라는 뜻으로 주는 것 같다(웃음). (시집을) 빨리 가고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받았다. 백지영씨가 "꼭 다음번에는 니가 이 부케 힘으로 시집가라"고 하더라.
-부케를 너무 받기만 한 것 아닌가
나도 이제 후배에게 부케를 던져 주려 한다. 이제 받을 때가 아니라 던질 때가 온것 같다. 하지만 굳이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급하면서도 급하지 않고 할까? '내가 하는 일 열심히 하다보면 결혼하게 되겠지' 그런 생각이다. 내가 너무 태평한 건가?(웃음)
-노래 때문에 결혼을 안한다는 가수도 있다.
나는 그렇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결혼을 하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다.
■ 연예 경험 별로 많지 않아, 나도 보통 여자랍니다
-2014년 활발한 음악 활동은 물론 예능에도 열심히 출연하겠다고 했는데.
그동안은 음악 외에 나를 알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음악만 하고 나머지는 내 사생활이니 편하게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생각 바뀐 것이다. 좀 더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예능 방송에 나가고 싶나?
굳이 특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예능 방송에 나간다면 재미 보다는 내 모습 자체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동안은 음악적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나를 우울한 이미지로 알고 계신분이 많다. 인간 조혜리에 대해 좀더 오픈하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예능 쪽으로 검증이 안됐고, 우울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으니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다(웃음).
-노래 가사를 보면 연애 경험이 많게 느껴지기도 하고, 착한 이미지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그냥 보통 여자다(웃음). 노래 때문에 '저 사람은 사연 많겠다'하는 그런 이미지가 생겼다. 사랑을 한 번 해보든 두 번 해보든 사랑과 이별에서 느끼는 감정은 비슷할 것이다. 남들보다 특별히 (연애를) 많이 한것도 아니고 적게 한것도 아닌, 딱 적당히 했다 생각한다. 나도 그런 이미지가 싫다. 여기서 탈피하고 싶은데, 그래서 더 예능 방송에 많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평소 성격은 어떤가?
원래 재미도 있고, 장난 치는 것도 좋아한다. 학창시절 만우절 때 장난도 많이 치지 않나. 앞장서서 장난 치는 아이가 나였다(웃음).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대중에게 기억됐으면 좋겠나
나를 그냥 편한 언니나 누나처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컴백 뒤 댓글들을 살펴보다 '신인인 것 같은데 노래 잘한다'는 글을 보고 웃었다. 나이 들어서도 '오랜만에 컴백했다'는 이미지가 아니라 늘 현재 진행형인 가수로 음악을 하고 싶다. 최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다시 커진 것 같다. 요즘 가요계에서 실력 있는 가수들의 음악을 많이 들어주는 모습을 봤기 때문인 것 같다. 그만큼 욕심도 많이 생겼고, 열심히 해보려 한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이제 좀 더 깊이있고 성숙한 음악을 하고 싶다. 나도 즐길 수 있고 듣는 사람도 즐길 수 있도록 재밌게 음악을 하고 싶다. 올해는 앨범 활동도 공연도 열심히 하고, 쉬지 않고 일하겠다. 지켜봐 달라.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왁스, '코인런더리' 뮤직비디오 스틸샷 ⓒ 포츈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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