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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선택' 리오단, '중박'의 조건은

기사입력 2014.01.15 04:14 / 기사수정 2014.01.15 04:14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2011년과 2012년 LG '에이스'는 벤자민 주키치였다. 2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3.60, 3.45)을 유지하면서 두자릿수 승리(10승, 11승)를 챙겼다.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디셉션'과 날카로운 커터, 체인지업으로 대표적인 비(非)메이저리거 성공 사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LG 에이스 자리는 주키치에서 레다메스 리즈로 넘어갔다. 리즈가 평균자책점 4위(3.06), 탈삼진 1위(180개), 이닝 1위(202⅔) 등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전한 사이 주키치는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30,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64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LG가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경사를 맞이했지만 주키치는 웃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LG는 주키치를 대신할 선수로 코리 리오단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경력 없이 순수하게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다는 점에서 최근 외국인선수 영입 추세와는 동떨어진 결정이다. 마이너리그 성적(트리플A 3년간 평균자책점 5.85)도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떨어지는 편이다. 

성과는 볼품없었다. 그렇다고 실패를 단언하기도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과를 냈던 선수들도 한국야구에 적응하지 못해 일찌감치 짐을 싸곤 했다. 미국에서의 성적이 무의미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른바 '한국형 외국인선수'들은 뭔가 다른 장점이 하나씩 있었다.

▲ 중박의 조건

LG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3.72로 리그 1위에 올랐다. 불과 1년 전에는 평균자책점 4.02, 리그 8위였던 LG는 달라진 투수력을 앞세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3.91(2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3.40(1위)였다. 주키치가 활약하지 못했음에도 이만큼의 성과를 냈다. 기존 투수진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것은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리즈가 전체 1134⅔이닝 가운데 17.8%를 홀로 책임졌다. 이어 우규민이 147⅓이닝으로 12.9%를 채웠다. 100이닝을 넘긴 투수는 리즈, 우규민과 함께 신정락(122⅔), 류제국(111⅔)이 있었다. 전 에이스 주키치는 1군에서 단 75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리오단은 앞으로 선발로 뛸 가능성이 크다. 그에게 단 하나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바로 '이닝 이터'다.

지난 시즌 이닝 소화 상위 20명 가운데 LG 선수는 리즈와 우규민까지 둘뿐이었다. 리즈를 제외하면 10회 이상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선수가 없었다. 리오단이 선발에서 오래 던져줄 수만 있다면 LG 투수진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물론 적어도 퀄리티스타트 정도의 투구는 해줘야 한다. 리오단은 지난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약 3.8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2012년에는 10경기에서 5.4이닝, 2011년에는 23경기에서 6.0이닝이닝을 책임졌다. 리즈는 지난 시즌 32경기에서 약 6.3이닝을 막아냈다. 

리오단이 길게 던져줘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LG가 '불펜 야구'를 했다는 점이다. LG는 지난 시즌 경기당 4.5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86개의 홀드 기록을 통해 LG가 그만큼 1승에 많은 투수를 동원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동현은 64경기에 등판해 72이닝으로 전문 구원투수 가운데 오현택(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좌완 이상열은 64경기에서 33이닝, 류택현은 58경기 29⅓이닝을 책임졌다. 선발이 길게 던져줘야 불펜진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LG 코리 리오단 ⓒ LG 트윈스 제공]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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