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룰 브레이커는 없고, 연합만 있을 뿐이다.
11일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에서는 해커 이두희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방송은 여섯 번째 메인매치 '독점게임'으로 진행됐다. 이두희는 초반부터 은지원에게 속아 결국 탈락후보로 선정됐다. 이에 이두희는 이상민에게 받은 불멸의 징표를 활용해 노홍철을 자기 대신 데스매치에 나가도록 지목했고, 조유영과 노홍철의 벼랑 끝 승부를 유도했다.
그러나 불멸의 징표 역시 가짜로 밝혀졌고, 어쩔 수 없이 이두희는 조유영과 '암전게임'으로 데스매치를 벌인 끝에 최종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이두희는 데스매치에서 자신을 도와준다는 은지원의 말을 믿었지만 은지원은 자신의 연합인 조유영을 택하며 또 다시 이두희를 배신했다.
방송 이후 은지원의 배신과 이두희의 맹신이 화두로 떠올랐다. 회를 거듭하며 제기됐던 이번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 지니어스'는 출연자들이 말했듯 배신이 통용되는 하나의 사회다. 배신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며, 이는 '추악한 승리'의 필수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논란이 불거지지만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확실한 주춧돌이다.
사실 시즌2의 문제로 '연합'과 '친목'의 과도화가 꼽히고 있다. 방송 초반 게임 룰을 들은 출연자들은 자연스레 방송인과 비방송인 동맹으로 나뉘고 있다. 이는 하나의 통과 의례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더 지니어스2'는 관찰 예능이기 때문에, 연합 형성은 제작진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자칫하면 조작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라며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은 시즌1보다 그 강도가 지나치다는 불편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즌1 당시에도 연합은 있었지만, 게임의 룰을 접하고 자신의 이익에 맞는 동료와 동맹을 맺어 게임을 풀어나갔다. 항시 바뀌는 연합의 멤버들과 그 속에서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얍삽함(?)은 적당한 균형감을 유지했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게임의 룰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고, 판도를 바꾸는 게임 이해 능력은 시즌2에서는 어느덧 사라져버렸다. 전율을 느끼게 하는 '더 지니어스'만의 매력은 이제 연합 결성에 파묻혀 버렸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개인 능력이 발휘되는 장치가 많이 없다. 메인매치가 다수 동맹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고 쳐도, 데스매치까지 이것에 의해 좌우되는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3회전 결합게임을 제외하고는 주변의 개입 없이 개인 능력이 발휘되는 무대는 보이지 않았다.
연합의 성격이 짙어진 현 시점에서, 데스매치에서는 무릎을 탁 치며 감탄하게 하는 출연진들의 전략을 유도하는 게임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친목 도모가 아닌 전략의 충돌이 보고 싶을 뿐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더 지니어스2 ⓒ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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