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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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③] 한 눈에 보는 '오로라공주' 논란과 이슈

기사입력 2013.12.21 06:12 / 기사수정 2013.12.21 14:27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2013 최강의 트러블메이커는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였다.

임성한 작가는 MBC '인어아가씨'와 '왕꽃 선녀님', SBS '하늘이시여'와 '신기생뎐' 등을 통해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의 전작들은 '오로라공주'에 비하면 막장의 축에도 끼지 못한다.

'오로라공주'는 매회 논란과 화제를 불러 모으며 역사상 가장 시끄러운 일일드라마에 등극했다. '오로라 공주'가 낳은 대표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 '오로라공주' 데스노트설

'오로라공주'에서 12명의 배우가 어이 없는 설정과 상식 밖의 죽음을 맞이했다.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의 아버지 오대산 역의 변희봉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또한 오로라의 오빠, 올케로 출연한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 이상숙, 이아현, 이현경 등도 천왕식품의 부도 이후 미국으로 이민 간다는 설정으로 하차했다. 여옥 역의 임예진은 혼령이 들어 고통스러워하다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사임당 역의 서우림은 차 안에서 음악을 듣던 중 숨을 거뒀다.

이에 누리꾼 사이에서 일명 '임성한 데스노트'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오로라공주'의 인물 관계도가 담겨있다. 변희봉, 박영규, 손창민, 임예진 등 극 중에서 하차한 배우들의 사진에 크게 엑스 표시가 그려져 있다. 특히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의 가족은 단 한명도 남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 명불허전 엽기 대사&황당 설정

① "암세포도 생명이다"

임성한 작가는 암세포를 생명이라고 표현하는 엽기대사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달 6일 방송분에서 설설희(서하준)는 "치료 안 받을 거다. 인명은 재천이다. 죽을 운명은 치료해도 죽는다. 암 세포도 생명인데 내가 죽이려고 하면 암 세포들도 느낄 것 같다. 이유가 있어서 생겼을 텐데"라고 말했다.

암세포를 생명으로 비유한 대사에 시청자들은 '오로라 공주'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란에 "환자들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막장이란 말조차도 아깝다", 등의 글을 올리며 원성을 표했다. 해당 대사는 tvN 일일시트콤 '감자별2013QR3'에서는 "감기균도 생명인데 약으로 무자비하게 죽이고 싶지 않다"패러디 대사가 등장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② 함묵증 / 대수대명

지난달 13일 방송분에서 황시몽(김보연)은 오로라가 황마마(오창석)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고 기절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시몽은 말을 하지 못했고, 함묵증 진단을 받게 됐다. 방송 이후 '함묵증'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며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함묵증이란 말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장소, 조건이나 상황에서는 말을 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된 단어만을 사용하는 증상이다. 한편 함묵증을 앓았던 시몽은 노총각 촬영감독 백도 역의 설운도를 보고 깜짝 놀라 말문이 트이며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또한 지난 10일에는 혈액암에 걸린 아들 때문에 잠을 설치던 와중 "대수대명"이라고 말한 설국(임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이후 '대수대명'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대수대명'이란 무속 신앙에서 쓰이는 말로 재액을 남에게 옮기거나 남의 재액을 자신이 맡는 것을 이른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 설국의 대사는 설설희의 재액을 떡대가 지고 죽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③ "10만 배를 하니 여자가 예뻐 보여"

동성애자였던 나타샤(송원근)가 어느날 이성애자가 돼 나타났다. 나타샤는 "나 남자 됐어. 이제 여자가 예뻐 보인다"며 "절에서 하루에 천 번씩 절을 하니 남자들이 눈에 안 들어오더라. 10만배를 하니 희한하게 여자들이 예뻐 보였다"며 이성애자가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몰이해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대사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결국 나타샤는 마치 언제 동성애자였냐는 듯 황마마의 누나 황자몽(김혜은)과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이밖에도 '오로라공주'는 'ㅈㄹ이 풍년'이란 욕설 자막과 부부관계에 대한 노골적인 대화와 저속한 표현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조치를 받기도 했다.



▲ '조기 종영 요구한다' 시청자 서명운동 반발

'오로라공주'의 연장설과 함께 회당 2800만 원~3000만 원에 달하는 임성한 작가의 원고료가 밝혀지며 화제에 올랐다.

'오로라공주'는 지난 9월 30회 연장을 확정 짓고 150회분을 끝으로 종영하기로 했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25회 연장설이 흘러 나왔다. 이에 드라마가 추가 연장이 됐을시 임성한 작가의 총 원고료가 5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어났다.

높은 원고료에도 납득할 수 없는 개연성 없는 전개에 보다 못한 시청자들이 서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게시판에는 '오로라 공주 연장 반대/조기종영/임성한 작가 퇴출 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서명 운동이 시작 7일만에 약 15,204 명에 달하는 누리꾼들이 서명에 참여해 연장 반대 및 종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 그래도 시청률은 올랐다

'오로라공주'는 등장 인물들의 하차, 엽기 대사, 그리고 황당 설정들이 빚은 논란에도 매회 두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많은 논란들은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드라마를 홍보하는 짝이 됐다.

특히 종영을 한 회 앞둔 시청률 '오로라 공주' 149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20%(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논란에도 불구 시청률은 계속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일각에서는 시청률 우선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타 드라마 작가들이 '오로라 공주'를 따라 시청률을 위해 무리수 설정을 둘 우려를 낳았기 때문이다. '오로라공주'는 뜻하지 않게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완성도가 아닌 시청률로 따지는 평가 기준에 화두를 던진 셈이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 MBC 방송화면]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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