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4차원으로 무장한 '엽기녀'가 돌아왔다.
18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1회에서 전지현은 카멜레온 연기력을 뽐냈다.
극 중 전지현은 톱여배우로서 화려한 삶을 구가하고 있는 천송이로 분한다. 아름다운 자태와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백치미를 지녀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명제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모카를 목화로 오인하며 문익점을 언급하고, 갈릭 피자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등 엉뚱한 지식을 자랑하며 소속사 관계자들의 애를 태운다.
화끈하고도 거친 입담과 탱탱볼처럼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변수를 지닌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 천송이는 겉으로 보면 강하고 눈부시다. 허나 빛나는 외면 뒤에는 그녀만의 아픔이 존재하고 있다.
최정상의 위치에서 기세등등하게 살아왔지만 실상 그녀는 외롭다. 돈만 좇는 엄마(나영희 분)에게 이미 질려 있고, 몸매 유지를 위해 과일과 야채로 끼니를 주로 해결한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허탈하기만 하다. 말 그대로 껍데기는 실하지만 알맹이는 허한 삶이다.
어찌 보면 소속사 식구들의 만류에도 천송이가 SNS를 통해 자신의 무지를 알리는 것은 소통과 관심에 대한 간절함과 이를 갈구하는 그녀만의 방안일지도 모른다. 천송이는 지금 사랑이 절실하다.
그리고 이날 방송 말미에는 3개월 후 지구를 떠나야 하는 도민준(김수현)이 12년 전 자신이 구해 준 소녀와의 재회를 바랐고, 천송이 또한 생명의 은인인 도민준을 추억했다. 서로의 촉이 통했음을 연속적인 장면으로 배치함으로써, 두 사람의 인연을 넌지시 귀띔했다.
터프하지만 나약한 천송이의 모습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속 그녀를 문득 떠올리게 한다. 지하철에서 차태현의 따귀를 거침없이 때리는 모습에서부터 사별한 남자친구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외강내유한 모습이 엇비슷하다.
전지현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맡은 모든 역할은 결국 나라고 생각한다. 연기는 내가 하므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 상황, 설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모습으로 느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4차원 매력을 뽐낸 전지현은 별에서 온 그대는 외계인 김수현이 아닌 자신이라고 흥얼거렸다. 엽기적인 그녀의 향기를 풍기며 유쾌함을 발산했지만, 영화와 엄연히 다른 배경에서 전지현이 앞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별에서 온 그대'는 1609년(광해 1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비행물체 출몰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과 왕싸가지 한류여신 톱스타 천송이의 유쾌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전지현, 김수현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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