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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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탑독 "존경하는 선배는 있지만 라이벌은 없다"

기사입력 2013.12.18 09:03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조PD가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돌 그룹 탑독(TOPP DOG)이 데뷔한지도 벌써 50여일이 지났다. P군(리더), 키도, 제니씨, 서궁, 곤, 상도, 호준, 한솔, 제로, 비주, 낙타, 야노, 아톰 등 13명의 멤버로 이뤄진 탑독은 멤버 전원이 각각 작곡·프로듀싱·안무 구상이 가능한 자신만의 음악적 실력을 갖췄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아이돌 그룹의 진화된 모습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지난 13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탑독을 만나 데뷔 이후 이들이 겪은 일과 생각들에 대해 들었다. 많은 주목을 받으며 데뷔하고, 방송을 통해 활동한 느낌은 어땠을까.

"방송 활동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생각했어요.  팀워크가 생각보다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서 동선을 줄이더라도 딱딱 맞춰지는 안무를 꾸려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보람찬 4주였습니다."(리더 P군)

탑독은 자신들을 알리고 앞으로의 목표나 포부에 대해 설명하는 등 여느 신인 가수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도, 노래에 대해서는 무척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작곡과 프로듀싱을 직접 하는 그룹다웠다. P군은 "신인 갖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가 좋았다"며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 탑독 멤버 곤


■ 신곡 '시가렛'에 대해 말한다.

지난 12일 탑독은 데뷔 한 달여 만에 또 다른 신곡 '시가렛'을 내놓았다. 이성에 대한 그리움을 현대적인 네오 소울 스타일로 풀어낸 곡으로, 앞서 이들의 데뷔 쇼케이스에서도 미리 선보인 바 있다.

"싱어송 라이터의 꿈을 구고 있을 때 혼자서 썼던 곡이에요. 영화에서 실연 당한 사람이나 마음 아픈 사람이 담배를 물고 회상하는 신들을 보고, '그리움이 있는 사람이 담배 연기를 보면 그 속에서 그리워하는 사람이 떠 다니 듯 헤엄치지 않을까'하는 생각했죠. 그런 느낌을 'You swim in my cigarette'이라는 가사로 옮겼으며, 곡의 분위기도 몽환적으로 만들었습니다."(곤)

'담배'라는 민감할 수도 있는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곤은 "이 곡을 데뷔 쇼케이스에 올리고 리패키지 타이틀로 하겠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시가렛'이라는 단어가 괜찮겠느냐고 대표님(조PD)에게 여쭤봤다. 하지만 그 단어를 포기하면 음악성과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훼손될 것 같아서 심의에 걸리지만 않겠다면 가는 방향으로 했다"고 답했다. 또한 뮤직비디오에는 아직 미성년자인 아톰과 야노가 나오지 않는다.



▲탑독 리더 P군

음악적 실력을 내세우는 신인들의 곡은 대중성이 다소 부족한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탑독의 선보인 곡의 완성도는 높지만 아이돌 음악치고는 다소 모난 느낌도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사에도 거친 표현이 많다. 가령 '독스 아웃'이라는 곡에는 "우린 명수부터 China. 가지각색이 조화를 이뤄 13명의 Rainbow. 난 감히 왕좌를 넘보지 조심해 갑자기 나타난 우리 보고 놀라 도망쳐"라는 부분도 있다.

엑소와 같은 대중적인 음악도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지적에 팀에서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키도는 "어디까지가 대중성의 기준인지 모르겠다. 엑소의 음악도 음악성이 무척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사에 대해서 키도는 "언더 그라운드 크루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반항적인 가사를 많이 쓰는 편이다"면서 "다만, '차이나'라는 것은 이중적 표현이다. 'china'는 인구가 많은 중국처럼 아이돌 중에 인원수가 많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도는 "우리가 대중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음악이 대중음악이 됐으며 좋겠다"며 음악에 대한 소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탑독 멤버 키도


■ 탑독은 아이돌일까, 아이돌이 아닐까

탑독이라는 그룹의 정체성은 모호한 면이 있다. 팀 자체는 인위적으로 꾸려졌지만, 음악적인 활동의 방향성은 언더그라운드 출신 뮤지션 못지않게 자생적이다. 나름대로 음악 활동을 하다가 오게 된 경우도 많다. 이들은 스스로를 아이돌이라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한 구분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우리는 아티스트이자 아이돌인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개개인의 정체성을 구분 짓기 보다는,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우리만의 정체성을 키워가는 그룹이 되려 합니다."(곤)

혼자서 음악의 길을 걷느냐, '아이돌 연습생'으로 소속사에 들어오느냐를 망설이기도 했다.

"고민 많이 했죠. 대표님과 얘기도 해보고 회사 분위기도 많이 봤는데, 우리를 아이돌이라는 틀에 가두려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오히려 작업 환경에서 도움을 받았죠. 그런 지원을 받는데 굳이 나 혼자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데, '아이돌'이라고 해서 받아들이지 않는 건 편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키도)

언더그라운드 대남협 크루 출신인 키도는 원래부터 프로듀서를 꿈꾸고 있었다. 서궁의 경우, 큐브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한 뒤 GYM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 스타덤에 정착한 경우다.



▲탑독 멤버 제니씨


■ 탑독에게 쏟아진 많은 오해들 "존경하는 선배는 있지만 라이벌은 없다"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일까?

데뷔 때부터 강한 개성과 뛰어난 실력을 갖춘 탑독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멤버수가 많은 탓에 슈퍼주니어, 엑소 등 인기 그룹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앞서 조PD는 탑독에 대해 "멤버 수만 많은 그룹이 아니라 자기 파트에서는 최고"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이런 발언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비주는 "인원이 많으면 비주얼 담당이라거나 무슨 무슨 담당이라는 식으로 멤버를 구분하는데, 우리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개인이 너무 뛰어나면 팀으로의 조화가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 제니씨는  "좋은 재료가 있다 해도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요하다. 그만큼 노력하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은 "서로간의 리스펙(존경)이 바탕이 돼 팀이 존재한다. 서로의 능력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잘 어우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탑독 멤버 한솔

이들은 스스로 선배 가수들과 비교한 적이 없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누구처럼 되고 싶느냐'는 물음에 어떤 그룹 어떤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고 답한 적은 있어요. 하지만 '라이벌이 누구냐'거나 '누굴 꺾을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게 생각한 적도 없고, 그런 대상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비교해주신 자체에 대해서는 영광이지만 와전된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탑독이 세상에 나온 지 이제 50일, 우리는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병아리이고, 선배님들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지 않나요. 너무 과분합니다."(곤·한솔)

탑독은 지금은 다른 소속사로 떠난 블락비와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곡 작업을 도맡은 지코는 존경의 대상이다. 한솔 등 몇몇 멤버는 블락비가 조PD 밑에서 활동할 때부터 연습생으로 있기도 했다. 블락비도 탑독에게 격려의 말을 아까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탑독은 오해를 풀고 오로지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 때가 된 것 같다.

"감히 우리가 선배님과 비교돼서 상처 받는 팬 분들이 있는 것 같다. 한 번도 선배님을 라이벌이라 생각해 본적 없고, 우리도 그 분들의 팬이다.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곤)

서궁은 "탑독은 그 어느 누구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누구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탑독만이 가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개성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탑독 멤버 비주

이들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강한 포부도 드러냈다.

P군은 "2013년이 탑독의 시작을 알리는 해였다면, 2014년에는 신인상과 음악 방송 1위도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탑독은 올해 '시가렛'의 방송 활동 없이 사인회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나며, 내년 1월 중순쯤 미니 앨범을 들고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스타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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