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아껴 써야 최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박지성(PSV아인트호벤)에 대한 이야기다.
박지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스타디온 할겐바르트에서 벌어진 '2013-2014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1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79분을 소화했다. 박지성의 활약 속에 PSV는 FC위트레흐트를 5-1로 완파하고 지독한 무승에서 탈출했다.
박지성은 선발 출전해 79분간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근 회복된 부상의 여파도 없었다. 또한 이날 특별히 적용된 오른쪽 날개 역할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다재다능함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엄청난 활동량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적절한 패스와 수비력을 발휘하며 팀의 5-1 완승을 이끌었다.
박지성의 활약 이면에는 필립 코쿠 감독의 혜안이 있었다. 코쿠 감독은 박지성 활용에 있어 절약의 힘을 이용했다. 흡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남다른 박지성 활용법과도 비슷한 맥락을 띄었다.
우선 최상의 몸상태 유지를 도왔다. 부상 복귀이후 팀의 부진 속에도 박지성의 무리한 기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코쿠 감독은 무릎이 좋지 않은 박지성의 상태를 고려해 완벽한 몸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림의 자세를 유지했다. 지난 16라운드와 챔피언스리그에선 박지성에 짧은 시간을 부여하면서 경기 감각을 익히도록 도왔다.
기다림의 미학은 이번 위트레흐트전에서 폭발했다. 코쿠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박지성을 이날 리그 원정에 선발 출격시켰다. 풀로 채워진 산소 탱크는 코쿠 감독의 기대를 부응했다. 한 발 더 뛰는 활약으로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팀 공격을 뒤에서 끊임 없이 지원했다.
맨유시절에도 그랬다. 퍼거슨 감독 역시 박지성 활용을 유난히 아꼈다. 중요한 경기에서의 기용에 초점을 두면서 빅 매치에서 박지성 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절약의 자세를 고수했다. 당시 이는 기대 이상의 결과들을 자주 낳았다.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중요 일전에 투입된 박지성은 120% 채워진 체력을 바탕으로 왕성한 움직임과 완벽에 가까운 역할 수행력을 보였다.
박지성이 돌아온 PSV는 오랜만에 승리를 챙겼다. 전 대회를 포함해 12경기째 승리가 없던 PSV는 분위기 반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오는 23일 2013년 마지막 홈 경기를 갖는 가운데 박지성이 과연 PSV와 함께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박지성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