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포뮬러원(F1) 상하이 그랑프리는 독특한 색깔을 자랑한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한 시가전 모나코 그랑프리, 도시의 화려한 야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싱가포르 그랑프리, 또 자동차 테마파크를 보유한 스즈카 그랑프리처럼, 상하이 그랑프리 역시 자신들만의 색채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서킷을 상하이의 '上'자 모양을 따서 제작해 눈길을 모은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F1을 통해 상하이와 중국의 자동차 산업을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다.
자동차를 상징하는 온갖 테마로 도시를 꾸몄다. F1을 즐기면서 자동차 관련 볼거리가 풍부하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많은 국제도시 상하이의 특성을 살려 국제 자동차 전시회를 F1 기간에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상하이 그랑프리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국제적인 모터쇼 개최로 국내외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 상하이 그랑프리의 격이 높아지는 효과까지 끌어냈다.
올시즌 상하이 그랑프리의 경우 19만 명이 입장했다. 입장권 판매수익 3000만 달러(한화 약 316억원), TV 광고 및 중계권 수입 5000만 달러, 관광 수입 7500만 달러 등 대략 2억 달러의 경제유발 효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 영암에서 지난 4년간 개최됐던 코리아 그랑프리가 F1 내년 일정에서 사라진 지금, 상하이 그랑프리의 성공이 시사하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지난 달 30일 상하이 그랑프리 홍보차 방한한 중국의 F1 전문가 판용용은 "상하이 그랑프리도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처음 유치한 2004년에는 대회 기간 3일 동안 29만명이 입장했으나 당시 F1과 자동차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팬들은 거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듬해부터 관중이 줄어들어 상하이 그랑프리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고 10년 전 일을 회상했다.
지난 2009년 중국랠리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이듬해 각종 세계대회에 참가했던 판용용은 2010년 9월 상하이를 빛낸 인물로 특별 공헌상을 받기까지 했다. 현재는 전문적인 F1 중계 해설가로 이름값이 높다. 6살 때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던 아버지로부터 200페이지에 이르는 F1 화보를 선물받은 뒤 자동차에 빠져들었던 에피소드는 왠만한 중국 팬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판용용은 "유럽은 현재의 F1, 자동차 문화를 만드는데 60년이 걸렸다. 상하이 그랑프리도 자리잡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중국 자동차 산업과 보급률을 생각하면 기적같은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이 중국보다 좋은 환경에 있다. 새로운 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동차와 레이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 매력을 알리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2014 상하이 그랑프리에서는 한국과의 접점도 찾을 수 있다. 한국문화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한-중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한류브랜드문화축제가 상하이 그랑프리 기간 상하이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K-POP을 좋아한다고 밝힌 판용용은 "한국 가수들은 활동하는 주기가 엄청나게 빠르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사실은 F1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사견을 밝혔다.
판용용은 "지난 2008년 스페인에서 세바스티안 페텔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유명한 F1 드라이버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가 직접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기도 했다. 성격이 유쾌하고 쾌활했다.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데, 현재 지나치게 독주를 하다 보니 F1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 F1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한다"며 F1 해설가로서 날카로움도 잊지 않았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판용용, 상하이 그랑프리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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