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조용운 기자] 찝찝한 승부는 반복되지 않았다. 오심 논란에 얼굴을 붉혔던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가 2주 만의 재대결에서 불꽃 튀는 승부를 펼쳤다.
SK와 오리온스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를 펼쳤다.
단순한 1경기가 아니었다. 양팀 모두 자존심을 걸었다. 2주 전 엇갈린 승패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코트를 뜨겁게 만들었다. SK와 오리온스 저마다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였다.
문제의 발단은 2주 전인 11월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의 경기가 펼쳐졌다. SK와 오리온스의 시즌 2번째 만남, SK는 기적 같은 역전쇼로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SK 승리에 호응을 한 이는 없었다. 4쿼터에 나온 2차례 오심이 승패를 뒤바꿨다는 평가 속에 한국농구연맹(KBL)도 오심을 인정하며 SK는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를 올렸다.
오리온스는 발끈했다.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기에 재경기를 요청했다. KBL이 오리온스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그날의 경기는 더 한 후폭풍만 안겼다.
그리고 2주 만에 같은 장소에서 만난 양팀은 당시의 논란을 서로 이겨내려고 힘을 냈다. SK는 오심 없이도 강하다는 점을, 오리온스는 오심 없으면 더 강하다는 부분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그래서 더 뜨거웠다. 양팀 모두 한때 점수 차를 벌리며 멀리 달아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줄곧 쫓아왔다. 전반부터 SK가 앞서나간 경기를 오리온스가 3쿼터에 뒤집자 SK도 보란듯이 3쿼터 종반과 4쿼터 초반 3점슛을 앞세워 다시 리드를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2주 전처럼 판정 하나하나에 민감하고 과열된 반응을 보여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애런 헤인즈를 앞세운 SK였다. SK는 4쿼터 중반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한 듯 주전 5명을 모두 빼는 여유를 보이며 80-75로 승리했다.
하지만 승패만 나뉘었을 뿐 이날 양팀은 코트 위에서 자존심의 충돌을 40분간 펼쳤다. 팬들은 환호했고 2주 전 얼룩졌던 오심은 어느새 잊혀져 있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SK-오리온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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