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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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공준수'는 모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3.12.04 07:45 / 기사수정 2013.12.04 08:15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큰 키에 잘 생긴 외모, 그러나 참 곧다. 배우 임주환의 첫 인상은 그랬다. 똑 부러진 주관을 가졌고 그 주관은 올곧았다. 이는 '못난이 주의보' 속 '공준수'의 영향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2일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와 만난 임주환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밝은 모습이었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에서 극의 중심에 서서 등장 인물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힐링'을 전한 '공준수' 역으로 임주환은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못난이 주의보'는 미니시리즈 같은 일일드라마였어요. 덕분에 호흡이 길어졌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건 별로 없었지만 감정적인 신들이 많다보니 힘에 부친 적이 많아요. 하지만 큰 사고 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이제는 음식점만 가도 아주머니들이 알아봐주세요. '아줌마의 아이돌'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웃음) 이런 게 일일드라마가 갖는 힘이구나 싶었죠."

'못난이 주의보'는 일명 '착한 드라마'로 불리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공준수는 이해하지 못할 만큼 착하고 바른 사나이었다. 동생 공현석(최태준 분)의 실수를 대신해 살인죄 누명을 쓰고 감옥에 복역하기도 했으며 동생들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그렇기 때문에 '못난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던 인물이다.

"시청자 분들이 '공준수'가 살아가는 인생 자체에 공감하기보다 그가 가지고 있던, 그리고 우리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들에 대해 깨달으신 것 같아요. 그 근본은 결국 가족과 행복하는 거잖아요. 많은 분들이 그것을 잊고 있다가 '공준수'를 통해 따뜻함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사실 임주환 본인도 '공준수'라는 인물이 처음부터 이해가 됐던 건 아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공준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가족애'를 깨닫게 만들었다.

"처음엔 준수가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준수가 사는 방식이 틀렸다고도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준수가 하는 행동들은 어떻게 보면 모든 일의 기본적인 거예요. 모두들 사회 생활을 하고 젖어들면서 안 하고 있었던 표현 같은 거요. 저 역시 실제로 변했어요. 가족들에게 전화가 오면 귀찮아하던 저도, 이제는 먼저 전화를 걸어요. 어쨌든 첫 번째는 가족이니까요."

임주환에게 '못난이 주의보'는 군 제대 후 첫 작품이었다. 군 생활 동안 연기에 목말라있던 그에게 '못난이 주의보'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또한 이순재, 김하균, 송옥숙 등의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도 남달랐다.

"개인적으로 '못난이 주의보'를 촬영하는 기간은 제게 드라마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었어요. 특히 대본 리딩을 할 때, 대사의 의미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정말 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또, '못난이 주의보'를 하면서 원 없이 울어봤어요. 저는 약간 스스로를 혹사 시키는 스타일이에요.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면 끝까지 하는 스타일이고요. '못난이 주의보'는 촬영을 하면 바로 방송으로 볼 수 있어서 피드백도 빨랐죠.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이 해소됐어요."



'못난이 주의보'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너무 '착했기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공준수'라는 인물을 시청자들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연기를 해준 임주환의 공이 크다. 이에 대해 임주환은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렇게 생각해주시고 매력을 느껴주셔서 감사해요. 제 부족한 점을 동료 배우와 스태프 분들과 함께 조금씩 채워가면서 잘 만든 것 같아요. 준수 역시 처음엔 이해가 안 됐지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이해해주셨어요. 진심은 언젠간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진심을 다해서 촬영 현장이 이루어졌고,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실제 같을 때가 많았어요. 제가 느낀 걸 시청자분들도 함께 느껴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다 제 편이 되어주셨고요."

'착한' 역할은 원 없이 해본 임주환에게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임주환은 "악역이요"라고 단번에 대답했다.

"악역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이왕 악역을 하려면 제대로된 악역을 하고 싶어요. 대놓고 무서운 악역 말고,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생기는 악역이요. 예를 들면 식칼 말고 메스? (웃음) 전문직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의사나 변호사, 검사 같은 역할이요. 배우는 참 독특한 직업인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잖아요. (웃음)"

스스로를 혹사 시키는 스타일이라고 밝힌 임주환은 칭찬보다는 지적을 해주는 팬들이 더 좋다고 고백했다.

"제가 놓친 부분들을 지적해주시는 팬 분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저에 대해 디테일하게 봐주신다는 거잖아요. 응원도 좋지만, 그 응원 안에서도 지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팬들도 그 점을 알아요. 제가 놓친 부분들을 지적해주시는 건 곧 제 재산이 되는 것 같아요."

길고 긴 여정이 끝났다. '못난이 주의보'를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단단히 다진 임주환은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오랫동안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달 안에 팬미팅을 개최할 예정이에요. 다음 작품으로 영화를 해보고 싶지만 팬들은 '못난이 주의보'를 통해 저를 매일 보시다가 갑자기 안 보이시면 싫어하실 것 같아요. (웃음) 그래서 먼저 팬미팅을 개최해 팬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

임주환은 스스로를 '느렸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작품의 갯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흔히들 '느림의 미학'이 있다고 한다. 임주환은 천천히, 서서히 배우로서 깊어졌다.

"제 팬들이 당당히 '임주환 팬'이라고 말할 수 있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게요."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임주환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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