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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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선방' 김승규, 마지막에 철벽이 열렸다

기사입력 2013.12.01 16:1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울산, 조용운 기자] 강철군단은 마지막 기회에서 철벽의 문을 열었다. 포항 스틸러스가 울산 현대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섰다. 

포항은 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경기 전까지 울산에 승점2가 뒤처져있던 포항은 마지막 경기, 최후의 공격에서 골을 만들어내며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 우승컵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FA컵에 이어 정규리그까지 거머쥐며 K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마지막 순간 주인공은 포항이었지만 90분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였다. 김승규는 포항의 맹공을 다 막아내는 저력으로 우승 코앞까지 울산을 이끌었다.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진 호랑이의 이빨,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울산은 김승규의 철벽 방어를 앞세워 공격이 아닌 수비로 상대를 질식시켰다.

조심스러운 탐색전을 마치고 포항이 발톱을 드러낸 후반 중반 김승규의 선방이 상대의 기세를 눌렀다. 박성호를 투입하며 공중볼을 노리기 시작한 포항은 후반 16분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박성호가 정확하게 머리에 맞췄다. 포물선을 그린 볼은 골문 구석을 향했고 골처럼 보였다. 하지만 포항의 기대를 부순 이는 김승규였다.

박성호의 슈팅에 맞춰 발을 땅에서 뗀 김승규는 온몸을 날려 슈팅에 손을 갖다댔다. 김승규의 손에 맞은 볼은 굴절돼 골대 밖으로 나갔고 그렇게 포항은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이때만 해도 울산의 우승은 당연해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김승규가 열렸다. 포항의 맹공을 다 차단하던 김승규는 다수가 올라와 골에 대한 집념을 보인 포항의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했다. 포항이 마침내 앞길에 걸림돌 역할을 하던 김승규를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포항은 번번이 김승규 앞에서 행보를 마감해왔다. 김승규는 프로 데뷔전이던 지난 2008년 11월 포항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놀라운 승부차기 선방을 보여주며 포항의 꿈을 물거품시킨 바 있다.

2011년에도 김승규는 포항을 차단했다.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인 플레이오프에서 포항을 만난 김승규는 눈부신 선방쇼로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자연스레 포항은 김승규 앞에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올 시즌에도 김승규는 포항전에 힘을 냈고 1분 전까지도 포항을 막았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희비가 갈렸고 김승규는 믿지못할 패배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김승규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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