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결과를 두고 두산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활용 면에서 분명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두산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3-7로 패하며 가을 잔치를 마감했다. 2인자로 남게 됐지만, 포스트시즌 사상 최대 16경기를 치르면서 몸을 사리지 않은 투혼을 보여준 선수단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해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LG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은 최종 무대를 앞두고 앞선 시리즈에서 유지해온 엔트리를 변경했다. 일정 시작에 앞서 고심이 컸던 김진욱 감독과 두산 벤치는 내야수 최주환을 제외하고 일본 교육리그에 참여 중이던 김명성을 불러들여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했다.
앞서 전쟁 같은 혈투를 치러왔기에 선수들의 체력적 소모가 컸다. 이는 곧 부상으로 이어졌다. 주축 내야수 이원석과 오재원이 연이어 부상으로 결장했다. 워낙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이기에 대체자는 있었다. 김재호가 3루와 2루를 오갔고, 손시헌이 유격수, 허경민이 3루수로 출격했다.
문제는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었지만, 야수 기용폭이 매우 좁아졌다는 것. 두산은 이원석과 오재원이 출장 불가능했던 4,5차전에서 야수를 전혀 교체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부상은 내다볼 수 있던 일이 아니다. 특히 이미 9차전을 치른 두산이기에 투수 엔트리를 11명에서 12명으로 늘리는 선택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 했다. 문제는 새로 투입한 김명성의 활용이다.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김명성은 단 1회 등판했다. 5차전에 생애 첫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김명성은 선두타자와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내줬다. 결국 두산 벤치는 김명성을 내리고 또 다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엔트리가 확정되기 전 두산 정명원 투수 코치는 "단기전에서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패전조가 나갈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새로 두산 벤치에서는 '김명성 카드'를 패전조 그 이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물론 기대보다 김명성의 구위 등이 삼성 타선을 상대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4점 차까지 벌어진 6차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리지 못한 투수의 엔트리 등록은 결국 시름 시름 앓는 야수조로 마지막까지 버틴 두산으로써 아쉬움을 남긴 선택이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두산 베어스 김명성 ⓒ 엑스포츠뉴스DB]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