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의 새로운 신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다.이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기에는 필자의 나이도 나이(?)이고, "빅뱅을 구성할 때와 비슷하겠군…잔인하군.."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동시에 각 팀에 살리고 싶은 멤버와 버리고 싶은 멤버가 공존하면 어쩌려고 저러지?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우연치 않게 보기 시작한 WIN에 곧 빠져들어 YG 관계자라도 된 양 연습생들을 평가하고 있었다.
▷ YG에 어울리지 않아!! 김진우!!
데뷔를 한 아이돌도 그렇지만 어느 그룹이나 참 눈에 늦게 띄는 멤버들이 있다. 하물며 데뷔도 하지 않은 연습생들인데, 그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강승윤, 이승훈이야 이미 유명한 사람들이고, B.I.는 기사를 통해, 송민호는 지난 연습생 시절로 인해, 그리고 구준회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인지도는 확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만히 살펴보면 나머지 멤버들도 YG 연습생들답게 YG 특유의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3회를 보면서까지도 계속해서 거슬리는 멤버가 있다. 바로 김진우!!
첫회에 바로 소개된 김진우는 아버지랑 똑같은 얼굴로 아버지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데뷔를 다짐했다. 그의 여려 보이는 얼굴과 그 이미지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졌다. 큰 눈망울, 뽀얀 피부. 민낯마저 빛난다. 그런데 김진우의 훌륭한 비주얼이 왜인지 여태껏 봐왔던 YG 스타일과는 거리가 좀 있다고 생각했다. 노래와 댄스 역시 괜찮다. 하지만, 실력이 남다르게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한 것 같지도 않다.
YG하면 아티스트 개인만의 특유의 매력, 'swag'가 필수조건인데 김진우는 '그만의 swag'가 없다고 해야 할까?
YG 내부 평가에서 A팀은 단 한 번도 B팀을 이기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음을 나도 알지만, 무언가 그 패배의 원인의 큰 부분을 김진우가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김진우가 너무 YG 스타일에 맞지 않아서 A팀 자체를 겉도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만의 편견으로 김진우에게만 유독 더욱 잔인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다.
▷ 그리고 두 번째 배틀의 시작
하지만, 김진우에 대한 나의 편견은 두 번째 배틀을 보면서 조금씩 무너졌다. 그리고 이제 이야기하고 싶다. 아이돌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느끼고 싶다면 김진우에게 주목하라고…
첫 번째 배틀 YG 연예인들은 역시 B팀의 손을 들어주었다. 나도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였다. A팀도 잘했지만 두 팀을 비교하면 B팀이 잘했다.
B팀은 기존의 YG 스타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처음부터 모든 실력을 타고난 듯한 멋진 무대, 노래는 물론 무대와 하나가 되어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훌륭한 표정연기. B팀의 실력은 노력에 기반한 것이지만 무대만 봤을 때에는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을 자아낸다. B팀은 YG의 정석대로 성장해 나갈 것만 같다. 그래서 그들에게 감탄은 하지만 감정적 공유와 교류에는 커다란 벽이 있다.
반면 A팀은 자신감이 가득 찬 표정연기를 참 못한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뭔가 무대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두 번째 배틀. 사실 두 번째 배틀 역시 B팀이 더 나을 것이라 예상하고 지켜보았다. 그런데 A팀이 달라졌다. 심사위원들 중 대다수가 A팀에게 B팀보다 못한 점수를 주었지만, 이번만큼은 나는 A 팀에게 점수를 주고 싶었다. A팀의 노래는 진심이었다. 연예인과 같은 느낌이나 표정연기는 B팀에게 조금 뒤질지라도 그들은 표정은 물론 목소리에서도 그들의 진심을 숨기지 못했다. 'Officially Missing you'를 자신들 나름대로 해석하여 진심을 담아 부른 그들의 노래에 WIN을 지켜봐 온 시청자의 입장에서 코끝이 찡했다. 이기고 싶으면서도 이 상황이 많이 힘들겠구나…이러한 감정에의 끌림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함정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A팀이 데뷔하여 무대에 오르면 그래도 이 진심을 한번은 더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 진심을 담은 A팀, 그리고 김진우
처음으로 A팀의 무대에서 100을 느꼈다. 그리고 처음으로 김진우가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실수하지 않아야겠다는 김진우의 태도는 양현석에게 지적받았지만, 진심을 담아야 했던 무대에서 김진우는 그 떨리는 마음을 고스란히 노래에 담아냈다.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무대와 노래에 섞여들었고, 처음으로 김진우가 강승윤, 남태현과 동등하게 보였다.
아이돌은 그들을 내 연인처럼 설정하고 보는 것도 재미지만, 내 자식처럼 발전해가는 걸 보는 것도 재미이다. 그런 점에서 김진우는 후자에 매우 적합한 아이돌이다. 여기서 난 김진우의 가능성을 보았다. 지금 그가 다른 멤버들만큼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멤버들보다 한걸음 뒤에 있어서 다른 멤버들보다 한 걸음 더 갈 길이 있다는 것이 김진우의 장점이 되는 것만 같다. 즉, 그의 성장을 지켜볼 시간이 대중에게 더 주어진다는 것이다.
김진우는 YG에 있는 원래 잘하던 녀석들, 타고난 녀석들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라서 YG랑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김진우는 YG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그를 바라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김진우의 성장과정이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만약 두 번째 배틀까지도 김진우가 겉돌았다면 나는 그에게 이런 기대를 하지 않았으리라. 타고난 녀석들 사이에서 노력해서 하나하나 성취해가는 캐릭터 역시 YG에 실이 될 것 같지는 않다.
▷ Who Is Next? WIN!
WIN의 배틀도 이제 중반까지 왔다. YG의 새로운 신인 Winner가 누가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Winner와 더불어 김진우 그의 성장이 궁금하다. 그가 나의 기대치에 꼭 부흥할 이유는 없지만, 아마도 많은 대중들이 그에게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A팀, B팀 역시 대중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 기대치에 부흥하는 멋진 그, 그리고 그들이 되어 멋진 모습으로 무대 위를 훨훨 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이해랑 객원 칼럼니스트
[사진 = 김진우 ⓒ 엠넷 방송화면 / 정리 = 이우람 기자 milan@xporsnews.com
[글] 이해랑 객원 칼럼니스트 / [정리]이우람 기자 mila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