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도날드 할머니
[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권하자 할머니(73)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과거 할머니의 영어 일기가 화제다.
10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1940년생인 권 할머니는 지난 7월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송파새희망요양센터에서 심폐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권 할머니는 2010년 12월 방송된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를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됐다. 당시 권 할머니는 매일 밤 24시간 운영되는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 노숙을 했다.
외국어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권 할머니는 외무부 직원으로 근무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졌었다. 맥도날드를 떠돌며 시간을 보내왔어도 할머니는 영자신문을 보거나 영어로 일기를 쓰는 등 교양을 잃지 않았다.
방송 당시 권 할머니가 공개한 영어 일기에는 "I hope and think that I will have Good happenings with the pleasure and happiness.(나는 기쁨과 행복이 있는 좋은 일들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적혀있다. 행복을 바란다는 영어 일기가 현재 권 할머니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방송 이후에도 권 할머니는 노인복지 시설 등에서 오는 도움의 손길을 거부한 채 주로 카페에서 책과 신문을 읽으며 일상을 보내왔다. 화려한 과거에 갇혀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를 통해 현실을 도피해왔던 것이다.
그러던 중 5월 29일 권 할머니는 노인숙다시서기 지원센터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고 이미 앓던 암이 복막까지 퍼져 송파새희망요양병원으로 옮겨진 뒤 7월 12일 끝내 사망했다.
권 할머니는 이후 무연고 변사자로 처리돼 화장된 뒤 경기 파주시 서울 특별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사진 = 맥도날드 할머니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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