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Mnet '슈퍼스타K5'의 국민의 선택은 예고대로 흘러가고 있다.
박시환은 현재 TOP10 멤버를 가리는 투표에서 압도적인 투표 수인 22만 8,068표를 획득, 생방송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2위인 변상국과 대략 10여만표가 차이가 난다. Mnet 홈페이지에도 투표 공간이 마련됐지만 변상국이 결과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쳐 보인다.
앞서 '슈퍼스타K5' 제작진은 "그간 생방송 진출자를 선정할 때에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슈퍼스타K5'가 대국민 오디션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국민과 심사위원의 성향 차이를 이번 국민의 선택 제도를 통해 줄여보자는 취지로 신설했다"라고 도입 배경을 밝혔다.
시청자의 투표는 계속되고 있지만 제작진의 취지와는 상당히 어긋나고 있다. 국민의 눈과 심사위원의 주관은 분명 다르기에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좋은 기회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에 대한 반감을 완화하고 '대중의 시각은 이렇다'는 것을 내보이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박시환, 변상국, 김나영, 정다희, JJQ(제이제이큐) 등 5명의 탈락자가 동등한 출발선에서 스타트를 끊지 못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슈퍼스타K5' 측은 첫 방송을 앞둔 지난달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2의 허각'이라 불릴만한 참가자가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잊어버렸던 꿈을 상기시키고,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허각을 연상케 하는 한 참가자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며 가장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시즌2의 재현을 바랐다.
이번 시즌 오프닝은 단연 박시환의 몫이었고, 매회마다 특유의 편집을 통해 박시환을 탈락의 기로에 몰아넣으며 박시환 본인뿐 아니라 시청자들 또한 들었다 놨다. 기름진 손으로 볼트를 만졌던 주인공, 모든 시즌에 참여하며 단 하나의 꿈을 좇은, 성실한 청년 박시환은 시즌2의 영광을 재현할 적임자로 꼽혔다.
다만 문제는 박시환에 대한 제작진의 지나친 배려였다. 박시환의 역정을 바탕으로 한 '인생극장'은 분명 '국민의 선택'에서 역효과를 낳았다. 박시환에 대한 과도한 방송분 할당량은 나머지 4명의 후보에게는 '악마의 편집'이 됐다.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인 투표에서 박시환이라는 장벽은 굳건하다. 또 두터운 팬층을 가진 흥행 보증 수표 박시환은 분명 제작진 입장에서 버릴 수 없는 카드다.
박시환이 TOP9에 포함됐다면 이런 형평성 논란은 불거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변상국, 김나영, 정다희, 제이제이큐는 사실 박시환에 비해 비교적 알려진 것이 없다. 그동안 '슈퍼스타K'는 시즌을 거듭하며 '시청자 투표는 곧 인기 투표'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큼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제의 본질이 다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이변과 변수는 사람들에게 짜릿함을 안긴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이런 의외적인 측면이 배제된 채 마치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곧이 곧대로 흘러가는 '극본 있는 드라마' 형식을 띠고 있어 찝찝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슈퍼스타K5' 관계자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시즌은 추가 합격자 없이 TOP10으로 간다"고 못 박았다. 이어 "현재 1등을 달리고 있는 '제2의 허각' 박시환이 등장할지, 2등을 기록하고 있는 공군의 희망 변상국이 역전 스토리를 써내려 갈지 생방송에서 그 결과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 생각해보면 박시환이냐, 변상국이냐를 따지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 것이다. '국민의 선택'은 특정 참가자의 가시적인 밀어주기와, 꿈을 가진 참가자들의 방송 분량 줄 세우기로, 형평성의 측면에서 분명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대로라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슈퍼스타K5'는 4일 오후 11시에 첫 생방송을 시작한다. 국민의 선택을 통해 합류하게 될 마지막 TOP10의 멤버 또한 이날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슈퍼스타K5 ⓒ 네이버캐스트 홈페이지, Mnet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