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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도로공사, 상위권 도약의 가능성은?

기사입력 2008.01.03 09:59 / 기사수정 2008.01.03 09:5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2007~2008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구미 도로공사는 수원 현대건설 그린폭스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시즌 2승을 따냈습니다.
 
비록 이제 겨우 현대건설만을 상대로 2승을 건졌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가장 약체로 꼽힌 팀은 바로 도로공사였습니다. 오랫동안 팀을 이끌던 세터 김사니가 KT&G 아리엘스로 둥지를 옮겼으며 설상가상으로 여자선수들 중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선수인 레이첼 반미터까지 발목부상으로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계약을 취소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팀의 기둥 노릇을 했던 김사니와 레이첼, 그리고 미들블로커인 김미진(은퇴)등이 팀을 떠났습니다. 그나마 신인선수 몇 명의 영입과 KT&G에서 온 임효숙의 합류로 위안을 삼았지만 지난해보다 한층 약화된 팀의 전력은 하위권 팀으로 예상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도로공사는 시즌 개막전에서 GS칼텍스에게 무기력하게 무너진 그 팀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유일한 팀인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살아있었으며, 국가대표 리베로인 김혜란의 뛰어난 디그를 바탕으로 한 팀의 수비력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도로공사의 가장 우려했던 부분인 새로운 주전세터 최윤옥과 공격수들의 호흡은 꾸준한 훈련과 실전으로 인해 한층 안정감을 찾고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 현대건설을 접전 끝에 3-2로 이겼지만 그때보다 단연 성장한 수비력과 팀의 주공인 한송이의 일취월장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2라운드에서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3-0으로 완승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9일에 벌어진 GS 칼텍스와의 시합에서는 조금만 더 분발했으면 도로공사가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오히려 공격력은 도로공사가 더 좋았으며 순간적인 집중력만 더 빛을 발했다면 GS 칼텍스마저 잡을 분위기였습니다.

비록 지금까지 현대건설을 상대로 거둔 2승에 다른 팀들에겐 모두 전패를 하며 2승 6패로 4위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지금보다 전력의 향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상위권 도약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리베로인 김혜란을 필두로 움직이는 수비력은 GS칼텍스보다 뛰어납니다. 또한 최윤옥 세터의 기량도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배구의 기본 바탕인 수비력과 세터의 토스가 점차 발전된다면 그것은 바로 팀의 전력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승 4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시즌 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GS 칼텍스와 비교한다면 서브리시브는 물론 수비능력과 세터의 기능은 현재 도로공사가 한층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태지만 김혜란과 임효숙의 리시브와 디그는 팀의 발전에 고속도로가 되어주고 있으며 거기에 이런 안정되어가는 수비력을 바탕으로 초반의 불안에서 탈출 중인 최윤옥의 토스웍은 점차 도로공사의 공격수들의 입맛을 맞춰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희망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바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합류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본국에서의 기량과는 상관없이 한국무대에서 적응한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평가할 수 있지만 그동안 한송이외에 확실한 득점을 해줄 선수가 부족했던 도로공사로선 신년의 선물을 받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출신의 케이티 존슨은 국가대표 출신의 화려한 이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190cm의 장신에 테스트를 받았던 당시, 파워가 넘치는 스파이크가 돋보였던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공격수라 할지라도 팀의 플레이에 녹아들어가야 되고 무엇보다 주전세터인 최윤옥과의 호흡이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시즌에 KT&G의 외국인 선수였던 루시아나의 부상으로 긴급 수혈되어 들어온 하켈리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겪었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만큼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는 적응하는 기간도 짧은데다가 팀원들과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 전력상승은 둘째 치고, 오히려 팀의 전력에 독이 되는 부작용도 남길 수 있습니다.

현재 남자부의 현대캐피탈에서도 김호철 감독이 외국인 선수의 영입에 대해 그토록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배구시즌이 한참 진행 중인 이 시기에 만족할 만큼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어렵지만 근본적으로 늦게 합류하는 선수에 대한 부작용은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동안 감춰진 케이티 존슨의 기량은 5일에 벌어진 대 KT&G 전에서 조금은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존슨 스스로가 아무리 만족한 플레이를 펼친다 하더라고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튼 시즌 전에 가장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시작한 도로공사는 조금씩 진화하고 있으며 가장 믿었던 공격수인 레이첼 반미터의 공백을 새롭게 채워 줄 케이티 존슨의 데뷔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발전한 도로공사지만 흥국생명과 KT&G에 대적하기엔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새로 투입된 존슨에 대한 여부와 지금까지 꾸준하게 발전한 수비조직력과 세터인 최윤옥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팀원들의 이름값에 비해 난조의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는 GS 칼텍스를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농후해 보입니다.

또한, 5개의 팀들 중, 결과에 상관없이 늘 밝은 표정으로 시합에 임하고 있는 팀이 바로 도로공사입니다.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전통의 강호로서 다시 한번 도약하는 도로공사가 될지의 여부는,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지켜봐야 될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사진 = 한국배구연맹>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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