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감독의 말에 자극이라도 받은 것일까. 고요한(FC서울)이 힘과 높이의 이란을 무너뜨렸다.
서울은 25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스테그랄(이란)과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데얀과 고요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반드시 잡아야 할 1차전을 가져온 서울은 다음주 있을 2차전 원정경기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이란 대표팀 출신만 7명일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던 에스테그랄을 무너뜨린 서울의 일등공신은 뜻밖에도 고요한이었다. 현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고요한이 '뜻밖'의 평가를 받은 데엔 전날 최용수 감독의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하루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차두리와 함께 나왔고 "에스테그랄은 거칠고 힘이 좋다. 그래서 힘을 대표하는 차두리를 데리고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서 "(윤)일록이와 (고)요한이는 약하지 않느냐"고 덧붙여 회견장에 웃음을 줬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나선 고요한의 움직임은 예상과 달랐다. 신체조건에서 이란 선수들보다 작은 고요한이지만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았다. 왼쪽에 위치한 윤일록이 상대적으로 조용하면서 볼을 잡는 횟수가 많았던 고요한이지만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늘 이겨냈다.
결국 최 감독의 우려는 후반 2분 환호로 바뀌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공세에 나선 고요한은 윤일록이 건네준 크로스를 받았고 가볍게 상대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고요한의 추가골에 최 감독은 두팔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며 크게 포효했고 힘과 높이를 극복한 고요한의 한방으로 서울은 부담 없이 테헤란으로 향하게 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고요한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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