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정)성훈이가 홈런 칠 때가 된 거 같은데요?”
8일 잠실벌에서 열린 삼성과의 맞대결은 LG에게 매우 중요한 승부처였다. 전날 패배로 1위 자리를 내준데다, 2연전을 모두 패할 경우 3-4위 두산과 넥센에게 선두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LG는 1회초 터진 삼성 배영섭의 솔로포에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4번타자 정성훈의 방망이를 통해 곧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1회말 2사 3루서 첫 번째 타석을 맞은 정성훈은 삼성 선발 차우찬의 몸쪽 높은 공을 잡아당겨 좌측 폴대쪽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시즌 9호. 정성훈의 파워로 역전에 성공한 LG는 이날 5-4로 승리했다.
1위 탈환을 이끈 정성훈의 홈런에 재미있는 일화가 숨어 있었다. 10일 우천 취소된 잠실 두산전에 앞서 정성훈을 칭찬하던 김기태 감독은 “조 코치님 돗자리 까셔야 겠어요”라며 조계현 수석 코치를 불러 세웠다.
사연은 이랬다. 조코치는 정성훈 홈런 전 상황을 두고 “성훈이가 홈런 한 방 칠 때가 됐는데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정성훈이 거짓말처럼 역전 투런을 쏘아 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정말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조 코치가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그 얘기를 했는데, ‘요’라고 하는 순간 정성훈이 홈런을 쳤다. 성훈이가 2루 베이스를 돌기까지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 마주 보고만 있었다”며 신기한 듯 웃어보였다.
정성훈은 올 시즌 114안타(9홈런)을 때려내며 타율 3할2푼5리, OPS 0.876를 기록 중이다. 8월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부문에 이름을 올린 정성훈은 9월 타율 4할4푼4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김기태 감독은 정성훈의 타격 폼을 재현해 보이며 “정성훈은 큰 타격 폼을 가지고도 꾸준하게 친다. 자신의 스윙 궤적이나 타이밍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며 정성훈을 추켜세웠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정성훈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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