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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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동근, 힙합 디스 문화의 모범 사례 제시했다

기사입력 2013.08.30 11:37 / 기사수정 2013.08.30 14:13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양동근이 힙합 디스 문화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배우 겸 힙합 가수 양동근은 29일 오후 11시경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빅션의 'control' 연주 음악에 자신의 랩을 입힌 곡 'Mind control'을 공개했다.

양동근은 이 곡을 통해 자신의 랩 실력을 과시하는 한편, 타인에 대한 비방과 폭로전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힙합 디스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최근 국내 힙합계에 디스 열풍이 불자, 너도나도 뜨고 보겠다는 기회주의가 만연했다. 음악을 통해 타인에게 공격적 메시지를 전하는 디스(diss)는 목적과 명분을 갖추고 있을 때 더 힘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래퍼들이 시도한 디스의 목적은 대부분 타인 비방과 폭로, 자기 선전 등으로 이렇다 할 설득력이 없는 것들이었다.

앞서 이번 디스 열풍을 미국에서 촉발시킨 켄드릭 라마는 유명 힙합 뮤지션들을 싸잡아 비판했지만 "(진정한) 경쟁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다. 나는 (힙합의) 수준을 높이려 하는 것이다"라며 분명한 디스의 목적을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힙합계가 '더티 사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남부 힙합 음악을 너도 나도 따라하며 색깔을 잃어가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도발적인 가사를 쓴 것이다.

양돈근은 비판의 명분을 분명히 제시했다.

양동근은 "힙합은 상했어. 소화를 못시켜 overheat 다들 역겨워 토해. 나 입에 걸레 물었소. 본인은 소양이 이렇소. 래퍼라는 자기 정체성 홍보 주거니 받거니"라며 이번 디스 열풍이 변질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무릎 꿇어야 해 언젠간. 고개 숙여 벼가 익으면"이라고 일침도 가했다.

래퍼들에게 디스에 앞서 자기반성이 필요함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한 주장은 이번 힙합 디스전을 바라보는 수많은 대중에게, 디스가 무조건 적인 '비난'이 아닌 좀 더 나은 음악을 위한 '비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양동근은 'Mind control'의 곡의 편곡을 마무리 짓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해 아쉬움을 남겼다. 해당 곡은 7분 43초 중 앞부분에만 랩 가사가 담겨 있다. "듣지 마"라는 가사가 나온 뒤 2분 45초 이후에는 아무 가사도 나오지 않는다.

과거 미국 힙합 음악 시장에서는 디스 곡을 대충 만들지 않았다. 디스곡 또한 실제 음반에 담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하나의 음악으로 정성을 다해 완성시켰다. 가사와 곡 양쪽이 모두 갖춰져야 완성된 음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그 반쪽만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양동근 ⓒ 엑스포츠뉴스DB]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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