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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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없다' 꾸밈없고 진솔한 '20세기 미소년'의 귀환

기사입력 2013.08.28 03:29 / 기사수정 2013.08.28 10:39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아이돌의 조상님'들에게 이제 꾸밈은 없다.

27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QTV '20세기 미소년' 히든트랙 편에서는 가수 문희준, 토니안, 은지원, 데니안, 천명훈으로 결성된 '핫젝갓알지'의 실생활 모습이 공개됐다.

'핫젝갓알지' 멤버들은 90년대를 주름 잡은 아이돌 출신이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살며 화려한 삶을 산듯 보이지만 내심 그들도 '신비주의' 콘셉트 아래에서 절제된 삶이 꽁꽁 감춰져 왔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흰색(H.O.T), 노란색(젝스키스), 하늘색(GOD), 분홍색(NRG) 풍선을 흔드는 이들의 팬들을 모습을 떠올리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거대한 팬덤을 형성했고 각종 잡지와 포스터, 엽서에 이들이 등장했고, 수학여행에서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기 위해 꼭 이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화려해 보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각박했고 이들은 또래들 보다 훨씬 이르게 경쟁 사회에 내던져졌다. 그 시대의 '왕자님'으로 군림했지만 그들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아이돌계의 '조상님들'은 이날 방송에서 신비주의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셀프카메라에서 토니안은 잠에서 깬 채 엉클어진 머리로 인사를 했다. 과거 전설의 그룹이라 불렸던 H.O.T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장면이었다. 면도하던 토니안은 "카메라 보면서 면도해 보기는 난생 처음이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천명훈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호비'를 소개했다. 마냥 시간을 보내기 위해 게임에 열중하기도 했다. 무척이나 평범한 30대 남성의 모습이었다. 다이어트 중인 문희준은 마트에 가서 살을 덜 찌게 한다는 음식을 골랐다. 마트 직원이 '핫젝갓알지'를 알아보자 "정말 행복한데"라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데니안은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 선수를 만났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봉중근 선수를 만나기 전에는 무척이나 긴장해 땀범벅이 됐다. 그는 봉중근 선수에게 싸인을 받으며 "정말 영광이다. 남자보고 이렇게 긴장하는 건 처음이다"라며 보통의 야구팬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은지원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여기가 나의 휴양지다. 쉴 수 있고 마음이 편해진다"라며 작업실 소파에서 뒹굴 거렸다.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찬란한 발자취를 걸어왔던 이들이 신비주의만 벗은 것이 아니다. 9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연예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은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감도 드러냈다.

은지원은 "사람들이 내가 돈 많이 번다고 생각하겠지. 매달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있다면 깜짝 놀랄 거야. 회사를 직접 운영하니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 살아야 한다"며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문희준은 "그룹 크래용팝의 노래를 들으면 어떤 음악을 해야 하나 망설여진다. 내가 했던 음악과는 성격이 다르다. 나는 가사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음악활동에 대한 소신도 드러냈다.

이제 그들은 과거 '가요TOP10'에서처럼 밥먹듯이 1위를 바라보는 그룹이 아닐지도 모른다. 은지원이 "나는 '핫젝갓알지'가 욕심을 버렸으면 좋겠다. 아등바등하게 살 때는 지났다"라고 말한 것처럼 이제 자신을 가꾸고 위하는 활동에 전념할 시기일 것이다.

무대의 중심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핫젝갓알지' 멤버들은 이제 무대 저편으로 건너가 느긋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다. 이날 방송을 통해 '핫젝갓알지' 멤버들이 어깨에 힘을 빼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목표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모든 걸 내려놓고 즐기는, 억지 웃음 없는 '20세기 미소년' 시즌2는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핫젝갓알지 ⓒ 엑스포츠뉴스 DB]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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