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20일 목동 넥센전 승리로 18년 만에 8월 정규리그 선두 자리에 오른 LG 트윈스의 거침없는 상승세에는 내야수 김용의의 알토란같은 활약이 있었다.
이날 경기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용의는 3-5로 넥센이 추격의 불씨를 당기던 8회말,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보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용의는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나온 상대 타자 서동욱의 1루 땅볼을 잡아 홈으로 송구하면서 3루에서 홈으로 질주하던 강정호를 포스아웃 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더욱 결정적인 장면은 이후 바로 나왔다. 김용의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송지만의 강한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 병살플레이를 완성시키며 넥센 공격의 흐름을 꺾었다.
이후 LG는 9회말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면서 1997년 7월 16일 이후 5879일 만에 후반기 선두, 8월 기준으로는 1995년 9월 19일 이후 18년 만에 단독 선두 등극이라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승부처였던 8회말 김용의의 활약이 더욱 빛난 이유였다.
경기 후 김용의는 8회 수비 상황에 대해 "김기태 감독님이 '줄 점수는 주고 아웃카운트를 늘려라'라고 말한 상황을 되새겼다. '내 앞에 타구가 오면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운 좋게 맞아 떨어졌다"며 겸손하게 얘기했다.
20일은 김용의의 29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에 나선 김용의를 향해 관중석의 팬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용의는 "20대의 마지막 생일이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서 기쁘고,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매 경기를 전쟁을 치르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 그지만, 이날 넥센전은 유독 더 승리를 향한 의지가 강했다. 김용의는 경기 전 자신의 SNS에 "전투모드, 진돗개 하나"라는 결의에 찬 문구를 내보이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그는 '그만큼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냐'는 질문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꿈은 현실과 반대'라는 말처럼, 이날의 좋은 징조를 예고한 것이었을까. 김용의는 전날 꿨던 꿈 얘기를 꺼내며 자신의 하루를 돌아봤다. 그는 "동료들과 형들이 단체로 나를 따돌리는 꿈을 꿨다. 너무 억울해서 '나한테 왜 그러냐'고 뭐라고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나를 토닥이더라"면서 "오늘 이런 선물을 받으려고 그런 꿈을 꾼 건가"라고 미소 지으며 짐을 챙겨 더그아웃을 떠났다.
이날 김용의는 수비 못지않게 타석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해냈다. 3회초 내야안타로 팀의 4번째 득점을 만들어내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쳐낸 그다.
김용의는 지난 1월 실시한 팀 내 장거리 달리기 테스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체력과 근성을 자랑한다. 선두로 치고 나간 LG가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탄탄함과 꾸준함의 모습을 가장 잘 닮아 있는 김용의가 LG의 새로운 '보물'로 거듭나고 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김용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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