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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현장] 동방신기, 日 닛산스타디움을 붉게 물들인 순간 (종합)

기사입력 2013.08.19 07:55 / 기사수정 2014.02.19 19:48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일본 요코하마, 백종모 기자]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 이곳에 7만 2천명이 만든 붉은 물결이 펼쳐지며 장관이 연출됐다.

닛산 스타디움(전 명칭 요코하마 종합 경기장)은 11년 전 2002한일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곳이다. 당시 한국 축구 대표 팀은 응원단 '붉은 악마'들을 이끌고 요코하마 행을 노렸으나,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패하며 꿈이 무산됐다. 그런데 이제 또 다른 한국의 대표가 새로운 붉은 응원단을 이끌고 닛산스타디움에 섰다. 이곳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 동방신기(유노윤호·최강창민)의 이야기다.

동방신기는 17일·18일 양일간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LIVE TOUR 2013 ~TIME~'의 공연을 가졌다.

이틀간 닛산 스타디움에는 붉은 물결이 몰아쳤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7만 2천명의 관객들이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펄레드(pearl red) 빛깔의 깃발과 야광 응원도구를 일제히 흔들어댔기 때문이다. 동방신기의 공연 때 객석이 붉게 물드는 것을 두고 '레드 오션'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날 '레드 오션'의 물결은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



닛산 스타디움은 지난 1998년 완공된 일본 최대 규모(72,327)의 좌석을 갖춘 야외 경기장으로, 해외 가수로서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진 것은 동방신기가 유일하다. 이 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사례 자체도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서던올스타즈, SMAP(스맙), X재팬, 라르크앙시엘 등 대표적인 일본 가수 11팀만이 여기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그만큼 동방신기는 떨리는 기분으로 무대에 섰다. 반대로 팬들의 기대는 한 없이 높았다. 동방신기는 7만 2천명의 관객을 만족 시킬 수 있었을까? 그리고 닛산 스타디움을 꽉 채우는 공연을 할 수 있었을까?

17일 오후 5시 30분, 동방신기의 닛산 스타디움 첫날 공연이 시작된 시각, 갑자기 터져 나온 관객들의 함성은 그칠 줄 몰랐다. 이날의 주인공인 두 사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타임머신을 모티브로 제작된 거대한 무대 꼭대기에서부터 캡슐 모양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서히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동방신기입니다. 드디어 닛산 스타디움입니다. 모두 열띤 분위기를 만들어 봅시다"

동방신기는 7만 2천팬의 마음을 쥐락펴락 했다. 'FATED', 'ANDROID', 'SUPER STAR', 'I don't kown'까지, 공연 초반 네 번의 댄스곡 무대를 통해 분위기를 한층 띄우더니 어느새 달콤한 러브 송으로 팬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사랑해 전부 너에게 줄 테니 내 곁에 와줘"

6번째 곡 '듀엣'의 무대가 이어지던 중 최강창민의 얼굴이 메인 스테이지의 대형 화면에 클로즈업 되자 한 소녀 관객은 넋을 잃은 듯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유노윤호가 클로즈업 되자 객석에 큰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이렇게 7만 2천 팬들은 동방신기 2명과 약 200분간 사랑에 빠졌다.

"도-호-신-키(동방신기의 일본어 발음)! TVXQ! 정윤호! 심창민!"

팬들은 그룹 이름과 멤버의 이름을 이용해 팬들은 한 곡 한 곡 마다 응원 구호를 넣었다.

동방신기 멤버들은 넓은 스타디움을 종행무진 돌아다니며 공연을 이어갔다. 이들의 활기찬 모습은 팬들에게도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하늘색과 분홍색으로 짧은 머리를 염색한 소녀 팬 두 명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휴머노이드'의 로봇 춤을 그대로 따라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람에 머리가 나부끼는 창민의 모습이 화면에 비쳐졌다. 뒤에서 조명을 받고 있어 그의 얼굴은 더욱 빛나 보였다. 그 때 그의 바로 앞에 앉아 있던 한 관객은 실제 창민과 화면 속의 창민을 번갈아 보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유노윤호에 대한 관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가 무빙 카트를 탄 채 노래를 하며 자신의 곁을 스치고 지나가자 울음을 터뜨리는 관객도 있었다. 동방신기는 그렇게 넓은 스타디움을 누비며 팬들과 한 번이라도 더 만나려 애를 썼다.

"닛산 스타디움은 처음입니다. 정말 크고 넓군요. 팬 분들 덕분에 우리 동방신기가 해외 아티스트 중에 처음으로 단독 라이브를 하게 됐습니다"

공연 중반, 유노윤호가 감격에 겨운 듯 말을 하자, 7만 2천 팬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사람이 많은 만큼 박수 소리의 여운도 길었다.

"5대 돔 투어가 끝나고 바로 스타디움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최강창민)"



동방신기는 5대돔 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의미로 이번 공연을 진행했다. 5대돔 투어란 일본의 도쿄돔, 오사카돔, 나고야돔, 후쿠오카돔, 삿포로돔 등 일본에 위치한 5개 돔 경기장에서 투어 콘서트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1회 관객 동원 수는 3만 명에서 5만명에 달한다. 동방신기는 지난 4월부터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공연을 시작으로, 5월부터 5대 돔에서 각 1~4회 공연을 했다. 이번 닛산스타디움 공연까지 총 18회 공연을 통해 85만 관객을 통원한 대장정이었다. 그렇기에 동방신기 두 사람이 그만큼 감격했던 것이다.



투어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쁨을 나눈 동방신기와 팬들은 끊임없이 함께 호흡했다.

어느덧 어두워진 공연장에는 7만 2천개의 워치 라이트(Watch light)가 빛났다. 모든 관객에게 제공된 이 시계 모양의 장치는 공연장의 콘솔(조종 장치)로 실시간으로 컨트롤 됐다. 덕분에 공연장은 시시각각 색깔이 바뀌는 효과를 냈다. 노래의 비트에 맞춰 워치 라이트의 색깔이 일제히 변화하는가 하면, 객석에 글씨를 세기기도 했다. 메인스테이지 정면에서 마주보이는 곳에 "We are 'T(동방신기를 의미)'"라는 문구가 새겨져 동방신기를 감동하게 만들기도 했다.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공연장에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동방신기는 'O-정반합', 'Catch Me' 등의 곡으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무대들을 이어가며 분위기를 더욱 끌어 올렸다.



동방신기는 무빙 카트를 타고 스타디움 전체를 돌며 관객들과 교감했다. '만나고 싶어서 견딜수 없어(逢いたくて逢いたくてたまらない)'를 부르던 중 창민이 양손 검지 끝을 볼에 얹고 '귀요미' 표정을 짓자, 중년 여성 팬 두 명이 놀라서 잠시 쓰러졌다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오션' 무대에서는 동방신기 멤버와 7만 2천 관객이 함께 춤을 추는 장관도 연출됐다.

"도-호-신-키, 도-호-신-키, 도-호-신-키…"

동방신기가 예정된 21번의 무대를 마치고 앙코르 준비에 들어가자, 팬들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도호신키(동방신기)"를 계속 연호했다. 약 10분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서 말이다. 이때 워치 라이트가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붉은 빛으로 바뀌면서, 드넓은 공연장 전체가 붉은 색으로 물드는 장관이 연출됐다.

앙코르 공연에서 동방신기는 9월 4일 발매 예정인 신곡 'SCREAM'의 무대를 미리 공개했다. 이 곡은 일본의 공포 영화 '사다코 3D 2'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무대를 갖기 전 창민은 개그 본능을 발휘했다. 그는 팔을 앞으로 내밀고 코믹한 표정을 지으며 귀신 흉내를 냈다. 그러자 유노윤호는 질 수 없다는 듯 "난 최근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빠져 있다. 신장 2M 이상의 거인이 이런 식으로 걷는다"라면서 거인 흉내를 냈다. 망가지는 모습도 서슴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신곡으로 공연 막바지까지 화려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인 동방신기는, 닛산 스타디움 이 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머지 곡들을 불렀다. 관객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탓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하듯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여러분 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 꿈같고 정말 기쁩니다. 공연을 더 이상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공연을 마치며 창민이 벅찬 감회를 전했다.



"여러분의 얼굴을 보면서 가슴이 따뜻해 졌습니다. 무대란 역시 이런 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이 때 메인 콘솔에서 팬들의 워치라이트를 조종해 무대 정면 방향의 관중석 한 면에 'WE ARE T(동방신기의 이니셜)'라는 글씨가 새겨지게 했다. 7만 2천 팬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동방신기의 성공적인 공연을 축하했다.

유노윤호와 창민은 마지막 곡 'Somebody to Love'를 부르며 메인 스테이지에서, 스타디움 한 복판까지 달려갔다. 7만 2천 관객들의 한 가운데에 두 사람이 서서 노래를 부르며 공연의 마지막이 지나갔다.

동방신기를 떠나보내기 아쉬운 7만 2천 관객은 열정적으로 호응하며 마지막 곡을 함께 불렀다.

"여러분 고마워요"

팬과 작별하는 창민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였다. 윤호의 눈도 촉촉이 젖었다. 메인 스테이지 뒤편으로 수십 초간 화려한 불꽃놀이가 이어지며 공연이 마무리됐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이날 7만 2천명을 만족 시키는 공연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그리고 단 둘이서 약 200분 동안 광활한 닛산 스타디움을 꽉 채웠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동방신기 닛산 스타디움 공연 현장 ⓒ SM엔터테인먼트]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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