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김상현의 호수비 하나가 SK 와이번스의 승리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KIA의 시즌 10차전. SK는 1회초 수비에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5번 타자 이범호가 들어섰다.
이범호는 SK 선발 김광현의 초구를 그대로 때려냈고, 큼지막한 타구는 좌측 담장을 향해 비행하며 그대로 홈런으로 연결되는 듯 했다.
좌익수 김상현의 진가는 이 때 발휘됐다. 김상현은 담장 쪽으로 바짝 붙어 이범호의 타구를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만루홈런이 될 수도 있었던 타구는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그쳤고, KIA는 1점을 뽑아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후 SK는 선발 김광현이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KIA 타선을 2실점으로 묶는 데 성공했고, 타선에서는 장단 13안타를 폭발시키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KIA와의 주중 2연전에서 9-2로 먼저 승리를 가져간 SK는 KIA를 제치고 5연승에 성공, 6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김상현은 수비 못지않게 공격에서도 활약하며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다 해냈다.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던 1회말 공격에서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팀의 4번째 득점에 힘을 보탰다.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을 법 했다. 쉴 새 없이 KIA를 괴롭힌 SK 타선은 이날 김상현만 안타를 기록하면 선발 전원 안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루킹삼진으로 물러난 김상현의 아쉬운 표정이 이를 대변했다.
SK전을 통해 6위 수성과 함께 4강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던 KIA에게 1회초 2사 만루는 일찌감치 기선제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김상현의 호수비로 그 맥이 끊겼고, 이는 다시 SK의 흐름으로 넘어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1회초의 호수비 하나만으로도 김상현은 이날 자기 몫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이날의 또 다른 수훈갑으로 김상현을 꼽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김상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