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장기영이 후반기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장기영은 지난 주말 열렸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3연전동안 15타수 5안타(2타점 2득점)를 기록했다. 특히 앞선 두 경기를 내리 내줘 어느 때보다 승리가 더욱 필요했던 28일 경기에서는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타점 1득점)로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톡톡히 다해냈다.
이날 넥센 승리의 수훈갑으로는 8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친 선발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2회 결승 솔로포를 터뜨린 김민성이 꼽혔지만, 그 뒤에는 3회 우전 2루타로 팀이 한 발 더 달아나는 계기를 만들고 7회 1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던 장기영의 활약이 있었다.
이렇게 팀 승리에 당당히 힘을 보탰지만, 전반기 막바지 선발 라인업에서는 그의 이름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타석에 섰을 때 '어떻게든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자신도 모르게 조급함을 낳았고, 결과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나타났다. 이후 대타나 대주자로 경기에 나섰지만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선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게 자신감이 조금씩 떨어져갈 무렵,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찾아왔다. 코칭스태프들이 그를 돕고 나섰다. 염경엽 감독은 훈련 중인 장기영의 옆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며 타격 타이밍에 대해 조언했고, 허문회 타격코치는 '맞지 않아도 괜찮으니 편하게 하라'며 심리적으로 그를 안정시켰다.
그렇게 부담감을 내려놓은 결과는 경기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증명됐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했던 자신에게도, 승리가 필요했던 팀에게도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삼성전을 마친 장기영은 한결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그는 "편하게 하라는 허문회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경기에 나섰다. 마침 운 좋은 안타들도 하나씩 나왔고,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붙더라"면서 웃어 보였다. 이어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편하게 내보일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역시 야구는 멘탈적인 부분이 큰 것 같다"고 그간 느낀 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장기영은 팀의 테이블세터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3,4,5번 타순이 좋고 (함께 테이블세터로 나서는) (문)우람이도 잘 하고 있으니 내가 조금만 더 잘 하면 될 것 같다"는 말이 그의 생각을 대변해줬다.
다른 팀에게 있어 '장기영'이라는 선수는 껄끄러운 존재임이 분명하다. 공격에서는 빠른 발을 앞세워 끊임없이 견제를 이끌어내고, 수비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송구로 상대를 긴장케 만든다. 장기영이 살아났을 때 넥센의 공격과 수비가 한층 더 힘을 얻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반기 막바지와 후반기의 시작을 다소 어렵게 풀어갔던 팀은 3연패를 끊어내고 다시 반등을 준비하고 나섰다. 장기영 역시 후반기 필승을 다짐하며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 맸다. 그는 '자신감이 붙은 만큼, 팀이 꼭 4강에 갈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영의 후반기 활약이 창단 첫 가을야구를 꿈꾸는 팀에 힘을 더할 수 있을 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장기영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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