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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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가 이서진을 대하는 방법

기사입력 2013.07.25 01:31 / 기사수정 2013.07.25 01:34

김승현 기자


▲ 꽃보다 할배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이서진은 tvN '꽃보다 할배'에서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가 마음 편히 여행할 수 있도록 곁에서 보좌하며 따뜻한 짐꾼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어른을 공경하는 예의 바른 모습으로 호감도는 자연스레 상승했다.

웃음을 유발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의 하나는 상대방을 바싹 약 올리고 골탕먹인 뒤 이후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꽃보다 할배' 나영석 PD는 어찌 보면 이런 측면의 고수라 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에 적절히 활용한다. 나 PD는 KBS2 '1박 2일' 연출 당시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외치던 '나만 잘되면 돼'라는 이기적인 기조를 낳은 장본인이었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출연진들을 궁지로 몰아넣었고 위기 상황에서 그들의 대응법을 살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웃음은 '1박 2일'의 백미였다.

'꽃보다 할배'에서도 나 PD의 장기는 이어지고 있다. 표적은 단연 '사기극'을 벌이며 짐꾼으로 영입한 이서진이다. 제작진도 연예계에서 내공이 상당한 어르신들을 상대로 배짱을 부리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에 화살은 애꿎은 이서진에게 향했다. '1박 2일' 출연진들이 제작진의 계략에 의한 고통의 정도를 인원수로 등분해 감내했다면 이서진은 혼자서 이를 감당해 연민을 더한다.

첫 방송에서 나 PD는 이서진을 영입하기 위해 '뱀의 혀'를 날름거렸다. 나 PD는 "소녀시대 써니, 포미닛 현아와 함께 하는 배낭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라며 솔깃한 출연 제안을 했고 이서진은 만족스러워하며 바로 떡밥을 물었다. 이후 걸그룹 대신 H4가 등장했고 이서진은 영혼이 빠져나간 듯 한동안 멍한 표정을 유지했다. 의자왕으로 등극해 신세계를 누릴 것만 같았던 그의 기대는 이순재와 마주치게 된 뒤 '와르르' 무너지면서 폭소를 자아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이서진의 미래에는 암운이 드리웠다. 그는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통역, 길 안내, 차 렌트, 숙소 예약, 박물관 입장권 구입, 여행 일정 짜기 등 다수 업무를 처리하며 H4의 편안한 여행을 보장했다. 눈의 초점이 희미해질 정도로 고충을 토로하던 그를 나영석 PD는 가만두지 않았다. 방송 중간 풀이 죽은 이서진을 향한 나영석 PD 특유의 깐죽거림은 여전했다. 특히 1회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 "진짜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오늘이 첫날이라는 거야!"라는 악마의 속삭임을 삽입하며 극악무도함을 보여줬다.

'꽃보다 할배'는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고 있다. H4의 일상 사진을 게재하며 친근함을 보여주고 여행 중 할배들이 찍은 사진을 올리며 시청자와 추억을 공유하는 등 소통의 장으로 이용한다. 여기에 이서진을 이용한 유머 코드도 절대 놓치지 않았다. 꽃보다 할배 측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젊은 짐꾼을 위해 바칩니다. 보고 있나요? 서Genie 미대형"이라는 글과 함께 써니의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써니와 함께하는 여행을 꿈꿨던 미대형을 놀리며 이서진이 캐릭터를 확립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

어르신들 뒤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한 이서진은 제작진의 의도로 어쩔 수 없이 망가지며 웃음을 책임졌다. 이서진의 활약과 매회 거듭할수록 여실히 드러나는 할배들만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꽃보다 할배'는 '가장 어른스러운 예능'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며 순항 중이다.

이서진은 지난달 28일 열린 '꽃보다 할배' 제작발표회에서 또 여행을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올해는 바쁠 것 같아 더는 모시기 힘들 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웃음을 선사했다. 이랬던 이서진은 할배들과 대만에서의 두 번째 여행을 앞두고 있다. 방송이 3회만 나갔음에도 시청자들은 "이서진의 천명은 꽃보다 할배의 짐꾼"이라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H2 신구가 항상 자신들을 신경 쓰는 이서진에게 볼 뽀뽀로 애정을 표시한 장면이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이서진 ⓒ 엑스포츠뉴스 DB, tvN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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