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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의 취향존중] 송지나에게 '꿈'만 같은 김종학 PD의 죽음

기사입력 2013.07.24 13:02 / 기사수정 2013.07.24 13:02

김영진 기자


▲ 송지나, 故 김종학 PD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드라마계의 별이 졌다. 故 김종학 PD가 23일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유작이 됐다. 오랜시간 인연을 맺어온 송지나 작가와 의기투합했던 SBS '신의'가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작품이다.

김종학 PD는 지난해 방송된 24부작 '신의'의 연출을 맡으며 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배용준 주연의 한류드라마로 명성을 떨친 MBC '태왕사신기' 이후 컴백작이라 대중들의 기대는 컸다. 이민호, 김희선, 유오성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고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될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신의'는 그 기대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을 맞았다. 설상가상 김종학 PD는 출연진에게 출연료를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일부 출연자와 일부 스태프들은 '신의' 제작사인 '신의문화산업전문회사'를 상대로 배임및 횡령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김종학 PD는 이와 관련해 경찰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의 작가였던 송지나는 24일 자신의 공식 사이트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아직도 김종학 PD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특히 송지나는 "희선 씨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3년을 한결 같이 기다려 합류했던 '신의'. 힘든 촬영장에서 감독님을 유일하게 웃게 해주었다는 은수"라며 '신의'의 주연 배우였던 김희선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지나는 "이름 없는 스태프나 신인 연기자들이 자신들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 이름 있는 누나가 우리 힘 좀 되어주세요… 그래서 고소장에 이름을 얹어주었던 내막을 제가 압니다. 감독님을 상대로가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라며 고소장에 이름을 올린 바람에 현재 마음 고생이 극심할 김희선을 생각하는 마음을 전했다.




송지나는 비록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신의'에 대해 애착이 남달랐다. '여명의 눈동자'부터 '모래시계', '대망' 등의 작품을 함께 하며 김종학 PD와 '굳건한 파트너십'을 형성했던 그에게  '태왕사신기' 이후 5년 만에 다시 뭉친 '신의'는 더욱 각별했다. 
 
'신의'는 워낙 대작이라 기획 단계부터 어려움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제작단계 중간에 투입된 송지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사람들은 제가 김종학 PD와의 의리 때문에 다시 뭉친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신의'의 초안을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주체하지 못해 다시 한 번 김종학 PD와 뭉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신의'는 두터운 팬증을 자랑했는데 주연을 맡았던 이민호의 팬층이 워낙 탄탄했던 때문이기도 했지만 극중 인물에 투영돼 대본을 썼다는 송지나의 힘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김종학 PD의 죽음은 누구보다 송지나에게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송 작가는 김종학 PD와 오랜 시간 작품을 함께 하며 흥망성쇠의 길을 더불어 걸어왔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계기가 된 '신의'가 함께 한 마지막 작품이 됐다.

송지나는 2일 올린 글을 통해 "잘못을 한 이가 있다면 그 긴 세월을 함께 했으면서도 마지막 전화 한 통화 받지 못한 사람이지요. 그렇게 얄팍한 세월을 지녀온 사람이지요. 얼른 자야겠습니다. 그럼 이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고 잠이 깰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말하며 고인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참담한 심경을 알렸다. 

이어 "감독님 추모영상을 만들 거랍니다. 그 영상에 입힐 몇 줄의 글을 쓰라고 합니다. 그런 영상에 입힐 말 같은 건 한마디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자칫 그런 말을 하면 이게 다 꿈이 아닌 게 될 거 같습니다. 그저…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씀 드리러 들어왔습니다"라며 아직 김종학 PD의 죽음이 꿈만 같은 심정을 전했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故 김종학 PD, '신의' ⓒ 엑스포츠뉴스 DB, SBS]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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