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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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원영 "난 천의 얼굴, 즐겁게 오래 연기하고파"

기사입력 2013.07.04 03:27 / 기사수정 2013.07.09 03:05



▲ 최원영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어라! 이 남자 의외로(?) 진지하다. '백년의 유산'에 나온 그 마마보이 맞나 싶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방회장(박원숙 분)의 아들 김철규를 연기한 배우 최원영(37) 이야기다.

마마보이에 찌질이, 집착남… 김철규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밉상 종합선물세트였다. 지구상의 여자들이 싫어하는 성격을 모두 갖춘 그런 남자 말이다.

배역과 배우를 동일시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최원영을 보고 있노라면 김철규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최원영의 연기력이 그만큼 탁월했기 때문이었으랴.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시청률 1위 비결이요? 삼박자가 모호하게 잘 맞아 떨어진 덕분이에요.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 안에서 감독님이 진두지휘하면서 잘 이끌어주셨고 선배님들과 배우들의 열연도 컸죠."

'백년의 유산'의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고 강조한 그는 엄마 역의 중견배우 박원숙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엄지손가락 두 개 모두를 추켜세웠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챙겨주셨어요. 실제로 아들처럼 대해주셨죠. 저도 스카프도 선물해드리고, 일상생활에서 나눌 수 있는 것들 나누며 잘 지냈어요."



철규는 백마 탄 왕자 세윤(이정진)과 상반된 캐릭터였다. 사랑에 집착하고 그로 인해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인물이지만 예상 외로 시청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철규에겐 의외로 순수함이 있어요. 어린 아이 같고 나쁜 욕망들을 분출하면서도 도덕적 잣대를 치우고 보면 강직함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일이 잘 안 풀려도 혼자 막무가내로 진행하고 남의 말도 귀담아 듣지도 않지만 철규 입장에서는 의지가 강한 거죠. 그게 변질돼 집착 증세가 나오지만요. 한 마디로 희로애락으로 뭉친 삶이죠.(웃음)"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진중한 모습을 보였던 최원영. 실제론 어떤 아들일지 궁금해졌다. 기자가 '무뚝뚝할 것 같다'고 넌지시 말하자 "어떻게 알았냐. 맞다. 무뚝뚝하다"고 웃으며 수긍했다. "말 수도 없고 집에서 조용히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어머니에게 살갑게 해드리지 못해요. 마마보이 연기하는 제 자신이 가증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현실과 상반된 캐릭터인 만큼 재벌가 마마보이를 실감나게 그리기 위해 패션에도 꼼꼼히 신경 썼단다. 패션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금세 적극적인 표정을 띤다. "제가 갖고 있는 옷을 입기도 하고 직접 해외에 가서 구매하기도 했어요. 아이디어와 의논도 자주 나누고요. 패션에 대한 애정이 있어요. 해외에서 아이쇼핑 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 것들이 삶에서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더라고요."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고 대본 안에서 캐릭터를 매력 있게 어필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는 그는 '백년의 유산=막장드라마'라는 논란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즐겁게 봐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아닌 사람도 있기 마련이죠. 제 입장에선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뿐이에요. 막장이란 말이 세상에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쓰는 말이지만, 질 떨어지는 불량식품처럼 취급하지 않았으면 해요.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현실이 더 막장일 수 있어요." 그만의 소신이 녹아 있는 답변이었다.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이십대 후반, 다소 늦은 나이에 연기자의 길에 발을 들여놓은 최원영은 '백년의 유산'을 통해 '新국민찌질남'으로 떠오르며 딱딱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벗어 던질 수 있게 됐다. "나는 천의 얼굴"이라며 너스레를 떤 그는 "늦게 연기를 시작한 만큼 지치고 힘들 때가 많지만 연기를 시작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며 나지막이 말했다.

"좋아서 선택했지만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평생 (연기)수행을 해야 하는데… 후회하진 않아요. 즐겁게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열망도 있고요. 최원영이란 배우가 나올 때마다 보는 분들이 반가워해주신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최원영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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