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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불의 여신 정이', 지루할 틈 없는 웰메이드 사극 '조짐'

기사입력 2013.07.02 07:22 / 기사수정 2013.11.10 19:00



▲ 불의 여신 정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뭘 어찌했기에 달리기도 안 했는데 심장이 이리 빨리 뛴단 말이냐."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처럼 공을 들인 첫 회였다. 아역들의 로맨스는 작품 초반 흐름에 불을 지피며 향후 사기장과 왕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의 향방을 궁금하게 했다.

문근영 이상윤 주연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MBC 새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1일 막을 올렸다.

'불의 여신 정이'는 제목에서 나타나듯 과학과 예술의 결합체인 조선 자기를 다룬 드라마로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 유정(문근영 분)의 삶을 그린다. 첫 회에서는 유정의 탄생과정과 그의 어린 시절이 다뤄진 가운데 진지희, 노영학, 박건태 등 아역 배우들이 등장했다.

이날 이강천(전광렬)은 분원 낭청 경합에서 이기기 위해 경쟁자 유을담(이종원)을 역모죄로 몰았다. 이강천의 음모를 알고 의금부에 고하려했던 연옥(최지나)은 이강천 수하의 칼에 맞고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이강천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려 위기를 모면했다. 가까스로 도망친 연옥은 가마 안에서 유정을 낳았고 때마침 옥에서 풀려나 자신을 발견한 유을담에게 아기를 맡겼다. 유을담이 아이를 안고 나서는 순간 가마는 무너졌고 연옥은 그 자리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세월이 흐른 뒤 정이(진지희)는 을담의 말괄량이 딸로 성장했다. 아버지 몰래 김태도(박건태)와 사냥에 나선 정이는 함정에 빠진 광해(노영학)와 처음 만났다. 그가 왕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정이는 티격태격하며 광해와 실랑이를 벌였으나 의도치 않게 여러 번 몸을 밀착하면서 떨리는 마음을 느끼게 됐다.



맛보기에 불과한 첫 회였지만 이강천과 유을담의 대립관계부터 정이와 광해의 첫 인연까지 빠르게 전개돼 몰입을 높였다. 그간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도자기라는 소재는 신선함을 줬다. 아직 왕실 도자기를 만드는 사옹원 분원의 이야기가 심도 있게 다뤄지진 않았으나 앞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이 집중적으로 부각된다면 보는 재미를 한껏 높일 수 있으리라 본다. 전광렬, 정보석, 이종원 등 중년 배우들은 안정된 연기로 극의 무게감을 잡았다.

흥행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아역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 받았던 진지희와 노영학은 가슴 설레는 장면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냈다. 진지희는 정이의 당찬 면모를, 노영학은 광해의 인간적인 면모를 암시할 수 있도록 표현했다.

흥미로운 초반 전개에 힘입어 불운한 군주로 알려진 광해의 청년 시절과 실존인물인 조선 최고의 여자 사기장 백파선의 파란만장한 삶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그려질지 주목된다.

물론 정이와 광해의 신분을 초월하는 러브스토리가 드라마 상 허구라는 점에서 이들의 사랑이 개연성 있게 그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이다. 또 정이가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제껏 사극에서 많이 봐왔던 단순한 영웅담, 혹은 진부한 성공스토리에 머물지 않도록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불의 여신 정이 ⓒ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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