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6.22 21:05 / 기사수정 2006.06.22 21:05
[엑스포츠 뉴스=조형근 기자] 월드컵 조별예선이 D조까지 모두 마무리되어 16강행의 명운을 가린 가운데, 22일 밤 11시(한국시간)에 남은 16강행 티켓을 결정짓기 위해 함부르그의 AOL 아레나에서 E조의 강한 수비와 화끈한 공격력으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와 체코가 격돌한다.
당초 기대와 달리 행방이 일찍 결정되어버린 C조와 달리, E조는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죽음의 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질을 피하는 방법
이탈리아는 체코보다 상대적으로 16강을 진출하는 데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들은 가나와 미국에 각각 1승 1무씩을 거둬 승점 4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최소한 비겨도 조 2위가 확보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경우 16강전에서 F조의 1위가 이미 확실시 되는 '카나리아 군단' 브라질과 맞붙게 되기 때문에, 험난한 토너먼트전을 피하기 위해서 이탈리아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려 할 것이다. 지난 미국전에서 거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아 이번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데 로시(AS 로마)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를 출장시킬 수 있는 이탈리아는, 주전 멤버를 전부 기용해 맹공격을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루카 토니(피오렌티나)-질라르디노(AC밀란)투톱이 체코전에 불을 뿜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체코, 필승해야만 하는 절박함
반면 체코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가나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1승 1패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에 앞서 간신히 2위를 마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이 16강에 진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탈리아에게 승리하여 조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만약 이탈리아와 비긴다면 가나-미국전에서 가나가 승리할 시는 탈락, 비길 시는 골득실을 따지고, 패배할 시에는 미국과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이탈리아전에 패배할 시에는 탈락이 확실시된다. 결국 그들은 승리하지 않고서는 16강에 진출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수들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 미국전에서 부상을 당한 202cm의 주포 스트라이커인 얀 콜레르(AS 모나코)는 부상에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가나전에 패배할 당시 콜레르의 대체자인 브라티슬라프 로크벤츠(잘츠부르크)마저 경고누적으로 출장이 불가능하다. 수비진의 핵인 위팔루시(피오렌티나)도 결장한다. 그나마 다행스런 소식은 빠른 발을 가진 체코가 자랑하는 '유로 2004 득점왕' 밀란 바로시(아스톤 빌라)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출장할 수 있을 거라는 소식이다. 그리게라(아약스)와 로제흐날(PSG), 로시츠키(아스날)도 이번 이탈리아전에 경고를 받으면 다음 16강전에 경고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지만, 상황이 너무 절박하기 때문에 모두 선발출장해 뛸 것으로 보인다.
승리를 확신하는 리피
이탈리아의 명장 리피는 우리 팀의 정신력을 믿는다며, 체코전을 승리해 1위로 조별예선을 돌파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말을 했다. 빗장수비를 이끄는 투지 넘치는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는 팀 동료인 파벨 네드베트(유벤투스)를 지목하며 "그는 높은 정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열정적이고 내적으로 강하죠. 게다가 매우 성가신 존재입니다. 진정한 프로죠"라며 동료에게 찬사를 보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탈리아의 미남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AC 밀란)는 "이탈리아는 언제나 승리하기 위해 경기한다, 체코와의 경기도 잘 풀어나갈 것"이라며 짧게 말했다.
이탈리아는 조별예선 두 경기에서 사용한 4-3-1-2 포메이션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에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로쏘(팔레르모)-칸나바로-네스타(AC밀란)-자카르도(팔레르모)가 설 것으로 보이며, 피를로와 가투소(AC밀란), 잠브로타(유벤투스)의 위에 토티(AS 로마)가 투톱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해 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에서 3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강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에게 오늘도 승리가 주어질 지, 기대되고 있다.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는 브루츠크네르
대표팀 선수들에게 있어 친근한 할아버지와도 같은 체코의 브루츠크네르 감독은 "우리 조 4개의 팀 모두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마지막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결과는 알 수 없다"며 16강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탈리아를 경험많은 팀이고, 완벽한 수비와 선수구성을 갖고 있다며 칭찬하며 세리에 A에서 뛰는 얀쿨로프스키(AC 밀란), 위팔루시, 네드베트 3명의 선수에게 이탈리아 선수들의 약점과 플레이스타일을 물어보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왼쪽 윙백 얀쿨로프스키는 "감독님이 저희 셋을 불러 이탈리아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죠, 우리는 여태껏 잘 뛰어왔고 지금 어려운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는 말을 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탈리아에서 6년을 뛰어온 이래 이 경기가 제게 있어 가장 특별한 경기가 될 거라는 걸 부정할 수 없군요"라며 필승의 의지를 다짐했다.
벼량 끝에 몰린 체코로선 경고누적을 생각할 것 없이 출장시킬 수 있는 모든 선수들을 전부 내보낼 예정이다. 든든한 골키퍼 체흐(첼시)와 얀쿨로프스키, 이라넥(스파르타 모스크바)의 좌우 윙백이 버틸 것으로 보이며, 위팔루시 대신에 그리게라가 로제흐날과 짝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진은 갈라섹(아약스)-로시츠키-포보르스키(체스케 부데요비체)-네드베트의 황금 미드필더진을 총출동시키고, 공격진에는 바로시와 헤인스(갈라타사라이)가 짝을 이뤄 이탈리아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 2004 시절에 죽음의 조라 불리던 D조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이력이 있는 강한 공격력을 가진 체코이기 때문에, 이탈리아로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할 것이다.
'체코'는 이탈리아에게 패배한 적이 없다
양 팀의 상대전적은 구 체코슬로바키아 시절까지 포함하면 29전 10승 10무 9패로 체코슬로바키아가 이탈리아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그러나 '체코'로 분리된 이후에 치른 3번의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체코를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것이 이어질지, 아니면 승리를 결정지어 우승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줄 지도 관심사다. 또한 체코가 자랑하는 양 윙의 사이드 공격을 이탈리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마크하고, 중원 싸움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가투소와 로시츠키의 대결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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