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신인이다. 얼굴도 낯설다. 그럼에도 어딘지 모를 익숙함이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배우 김서경은 첫 드라마 출연작인 MBC '남자가 사랑할 때(이하 '남사')'에서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었다.
14일 오전 김서경을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조금은 긴장한 듯 굳은 얼굴을 하고 있던 김서경은 마당을 뛰돌던 강아지를 볼 때마다 밝게 웃었다.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던 사람다웠다.
김서경은 '남사' 14회가 되서야 처음 얼굴을 내밀었다. 극중 한태상(송승헌 분)의 잃어버린 동생 로이장으로 출연한 그에게 작품 중간에 들어가게 되면서 겪은 어려움이 없는지 물었더니 "1회부터 현장에 계속 출근했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현장에 스며들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첫 드라마 출연작인 '남사'가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연기를) 잘 못한 것 같다"가 그 이유였다.
비록 개인적인 만족감은 주지 못했을지라도, 그는 충분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첫 등장과 함께 그의 이름 '김서경'과 배역 '로이장'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왔다. 김서경은 "친구가 인터넷 하다가 봤다며 캡처 사진을 보내줬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는데 갈수록 순위가 막 오르더라"며 놀랐다고 했다. 그는 "영화 단역만 하다가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었다"며 "'눈떠보니 유명해졌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서경에게 로이장으로 낙점되기 까지의 과정을 물었다. 김서경은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역할이라 생각했다"며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단역이나 하나 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하지만 오디션에 들어서자 예상못한 상황이 이어졌다. 첫 오디션을 마친 그에게 '남사' 김상호 PD는 복장(정장)과 영어 대사를 준비하게 했다. 그렇게 영화 단역에 머물던 신인 배우는 드라마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서있는 중요한 배역을 맡게 됐다.
김서경은 26살이 돼서야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많았지만 길을 몰랐다고 했다. 학교라는 편하고 익숙한 길과 연기라는 알 수 없는 길 사이에서 그는 '심장이 뛰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미 학교에서도 '예술을 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들었던 만큼 친구들도 그의 연기자 변신이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고.
'남사'에 출연했던 배우 연우진과는 같은 학교 출신이다. 비록 전공은 다르지만 '학연'이라는 작은 인연은 둘의 관계를 금방 친해질 수 있게 했다. 김서경은 "연우진 선배 팬클럽에서 저에 대한 뒷조사를 했더라"라며 웃었다. 학교가 아닌 연기 선배로서의 연우진 역시 그에게 큰 힘이 됐다. 먼저 다가와 연기 연습을 함께 해주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일러줬다.
연우진뿐만 아니라 송승헌과 김성오 역시 김서경이 꼽은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는 특히 "송승헌 선배가 제 등을 쓰다듬어 주시던 게 생각난다. 그 손길을 잊을 수 없다"며 "어떤 배역으로 다시 만날지는 모르지만 그때 기억 잊지 않고 다시 뵙고 싶다"고 말했다.
소속사 동료인 김성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김성오를 '신'이라 부른다며 "저에게 무덤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을 묻는다면 김성오라 대답하겠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웠던 목소리를 높이며 "꼭! 받은 만큼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연기를 옷에 비유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어떤 옷이 있다면, 그 옷을 입고 그 옷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아직 없다고 했다. "지금은 그냥 다 하고 싶다. 주는 옷을 입고 무대에서 신나게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김서경은 역시 신인다웠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김서경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