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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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P] 유망주의 J리그 진출 '이제는 절대 안된다'

기사입력 2013.07.05 11:56 / 기사수정 2013.07.05 14:59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콜롬비아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그 면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향후 한국축구를 짊어질 유망주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바로 유망주들의 J리그행이다. J리그는 한국축구 유망주들에게 늘 관심을 가져왔다. 연령대 대표팀과 대학축구 등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위시리스트’를 작성했고 한국의 어린 기대주들은 바다 건너 일본땅을 밟았다.

이번 U-20월드컵에서 한국이 선전하면서 유망주를 향한 J리그의 손짓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더 이상은 안된다. 유망주들의 J리그 진출을 반대한다.

홍명보 등 J리그 1세대와는 다르다

1990, 2000년대 J리그에는 적지않은 한국 선수들이 활약했다. 노정윤을 시작으로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박지성, 안정환 등 한국대표팀의 핵심 전력들이 일본 무대에서 한국 파워를 과시했다. 현 시점 한국축구의 기대주들도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J리그 성공시대를 꿈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J리그 1세대와 지금의 선수들은 그 위상부터 다르다. 1세대들이 활약하던 시절에는 '아시아 쿼터'라는 제도가 없었다. 한국 선수들은 기타 외국인 선수와 똑같이 분류됐다.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핵심 선수를 의미한다. J리그 1세대 선수들 가운데서도 외국인선수 최초 득점왕을 차지한 황선홍, 외국인선수로는 첫 주장 완장을 찼던 홍명보 등이 당시 위상을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J리그에 '아시아 쿼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부터다. J리그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눈독을 들여왔다. 동시에 성인 무대서 검증 없이 곧바로 J리그로 떠나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아시아 쿼터'제가 도입되면서 J리그는 외국인 선수 계약 등급제를 실시했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대부분 C급 계약(유망주)으로 J리그에 둥지를 틀었다.

C급 계약은 저렴한 비용에 실력 있는 유망주를 데려와 자국 선수와 경쟁시킨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J리그 1세대 선수들이 제대로 된 조건으로 J리그에 진출한 것과는 비교된다. J리그는 '아시아 쿼터'제의 장점을 이용해 1부리그인 J1 뿐만이 아니라 JFL(일본 실업축구)까지 나서 한국의 어린 선수들을 수집하고 있다. 

J리그는 정말 축구하기 좋은 환경일까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과 열정적이고 충성도 높은 서포터를 떠올리면 J리그는 분명 축구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게다가 자율적인 훈련과 출퇴근하며 운동을 하는 일상에서 어린 한국 선수들이 혹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면 학원축구와 합숙 문화에 익숙한 한국선수들에게 J리그의 자율적인 분위기는 되려 독일 될 수 있다. 

가족, 친구를 떠나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주위의 조언을 듣기도 쉽지 않다. 일본에서 활약했던 축구 뿐 아니라 야구 선수들도 “잘 한다 못 한다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일본 프로스포츠의 분위기에 대해 수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의무감을 갖고 훈련에 참가하다 J리그의 자율적인 분위기로 '멘탈'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을까. 한국축구의 일선 지도자들은 "한국과는 다른 J리그의 분위기에 우리 어린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렵다"며 유망주의 J리그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아무때나 복귀하는 K리그가 아니다

지난해 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 진출 선수는 5년간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에 복귀할 수 없다. 새로운 제도 도입 이전에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은 상관 없다. 그러나 이 제도에 적용되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철퇴와 같은 규정이다.

2014년부터 K리그 드래프트 제도가 점진적으로 자유선발(FA)제도로 변경되지만 이 조항은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다. 연맹 측이 새 규정 발표할 당시 일본의 스포츠호치는 “한국 유망주들은 J리그로 건너오면서 5년의 계약기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J리그 입장에서 한국의 어린 선수에게 5년 계약을 제시할 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2014년부터 FA제도가 점진적으로 도입되면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입단할 수 있다. 이른바 직장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면 지금과는 달리 무분별한 J리그 진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리그 측의 복귀금지 규정의 도입과 J리그 측의 반응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적지않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J리그에서 실패하면 돌아올 곳은 없다. 심하면 선수 생명의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국내 축구팬들은 이 규정을 환영하며 유망주들이 한국축구의 울타리에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K리그는 해외 적응에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아무때나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하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한국 20세 이하 대표팀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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