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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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슈스케 때문에 음악적 방향 고민했죠" ① (인터뷰)

기사입력 2013.06.13 11:47 / 기사수정 2013.06.13 14:03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어느덧 데뷔 28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 그는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의 반열에 올라있다. 천 회 이상의 단독 콘서트를 가지며 굳혀진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 또한 단단하다.

이런 그가 4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내며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선다.

이승철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을 만나 이번 앨범 작업에 대한 이야기부터, 대중이 자신을 보는 시선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이승철의 11집 앨범은 더블 앨범 형식으로 발매된다. 18일 발표되는 11집 파트1은 트렌디한 느낌의 앨범 색깔을 띠고 있다. 이승철의 목소리 또한 담백하게 바뀌었다. 몇몇 곡에서는 애절하기보다 리드미컬한 느낌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1집 앨범 작업에 돌입한 것이 거의 2년 전입니다. 처음에는 음악적 방향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죠. 하지만 오랜 기간을 들이다 보니 역시 앨범의 스타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으로써 나를 보는 눈이 많아,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것인가를 더 고민하게 됐다. 보컬의 능력과 대중성을 겸비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숙제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승철은 앨범의 색깔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래서 파트1은 트렌디한 느낌의 곡들로 채워졌다.

"왜 이승철 표 음악이 없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죠. 하지만 그래서는 너무 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번 11집 파트1 앨범에서 자신의 색깔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음악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승철이라는 가수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한 것이다.

"대중가요는 트렌디한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결론이었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말리꽃', '네버엔딩 스토리' 같은 곡들을 하려 했어요. 물론 곡들은 좋았지만, 새롭다는 느낌이 없었어요"

그는 외국 작곡자의 곡을 받고, 여러 작곡가들의 곡을 받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전혜성 PD의 도움으로 이번 앨범을 탄생시켰다.



그는 선 공개곡인 '사랑하고 싶은 날'에 대해 애착을 보였다.

"'사랑하고 싶은 날'은 선 공개할 수밖에 없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거의 한 번에 녹음을 했는데, 다시 부르라 해도 그렇게 못 부를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을 받은 건 '마지막 콘서트' 이후 처음입니다"

또한 타이틀곡으로 '마이 러브'를 선정한 뒷이야기도 전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건 타이틀곡이었죠. 타이틀곡이 마땅치 않아 계속 곡을 새로 만들었어요. 타이틀곡 '마이 러브'는 그러던 중 단 몇 시간 만에 작곡된 곡이에요. 오랜 시간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간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히트곡이 된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됐죠"

이승철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활동 중인 가수 중 가장 선배 급 대우를 받았다. 연륜 있는 가수들의 활동이 위축된 탓도 있었다. 그러나 조용필이 성공적으로 컴백하고, 이문세가 잠실주경기장에서 5만석 규모의 공연을 가지는 등 상황이 변하고 있다.

"선배들이 자랑스러웠죠. 문세 형이 한 공연은,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사람이 많이 온 것보다 내용이 중요한데, 무대의 스케일이나 구성을 봤을 때 '아직도 형님이 노력을 하고 계시구나'하는 걸 느꼈죠. 또한 용필 형님은 '조용필'이라는 이름 세 글자에 기대서 가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그는 "나 자신도 한 때는 이름 석 자에 기대서 가려고 한 적이 있다"면서 조용필을 보며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다"고 고백했다.

"조용필 선배에게 굉장한 충격을 받았죠. 용필 형님 같으면 던져 놓으면 저절로 될 텐데…"



이승철은 조용필이 자신의 능력에 기대기보다, 앨범을 알리기 위해 모든 아이디어와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번 11집 발표에 앞서 '사랑하고 싶은 날'의 티저 영상을 3차례 공개한 바 있다. 이승철은 이것이 조용필에게 영향을 받은 것임을 고백했다.

"솔직히 용필형의 티저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승철이 조용필 때문에 앨범 작업을 새로 한다'는 기사도 나간 걸로 아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뮤직비디오 감독을 물색하고, 티저를 만든 건 용필이 형 때문인 게 맞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이승철은 곡 스타일을 많이 바꿨다. 이전까지는 가창력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한국의 보컬리스트로 방점을 찍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그는 이제 가수의 가창력보다는 음악 자체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반문했다.

"예전처럼 노래가 가창력을 위주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봐요. 요즘은 가창력 보다는 음악을 인정받는 느낌이 강해요. 발라드도 리듬이 없는 건 음악팬들이 듣지 않더라고요"

그는 "예전에는 곡이 좋지 않아도 노래를 잘하면 뜰 수 있었지만, 지금은 노래를 잘해도 곡이 좋지 않으면 묻히는 시대"라며 스스로 변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음악의 스타일 또한 바뀌었다.

"이승철 하면 떠오르는 것은 강한 음악, 아니면 록발라드였죠. 이번에는 진부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창법과 목소리는 바뀌지 않았다. 노래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입혔을 뿐이다.

"슈퍼스타K 참가자들에게 본인의 창법을 얘기하라는 얘기를 늘 했죠. 하지만 오래된 가수는 그것이 오히려 위험해요. 창법이 자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거든요. 어차피 이승철은 똑같아요. 하지만 프로듀서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나도 모르게 변화될 수 있죠"

그의 말대로 11집 앨범 파트1은 90년대에 태어난 음악팬들을 다분히 의식한 결과물이었다. 앞으로의 음악 활동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잡아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 그의 팬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10월 초, 기존에 자신이 보이던 색깔의 음악을 담아 11집의 파트2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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