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거신' 김신욱은 우즈베키스탄전의 하늘을 지배했다. 타점 높은 헤딩으로 좋은 기회를 양산했다.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하다. 높이에 국한된 활용법만이 최선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김신욱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최전방에 위치한 김신욱의 임무는 제공권 장악이었다. 198cm의 신장을 활용해 김신욱은 적극적인 헤딩을 시도해 몇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공격진에 제공하며 움직임에 활기를 띄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반 19분의 장면은 압권이었다. 밀집된 수비들 사이에서 연결한 김신욱의 헤딩 패스는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이어서 이근호까지 물흐르듯 이어지는 그림을 만들어냈다. 이근호의 슈팅이 빗맞으며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최강희호가 노린 김신욱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장면이었다.
전반 막바지에 또 한번 김신욱의 머리가 빛났다. 비슷한 자리에서 연결한 헤딩 패스가 이명주의 일대일 찬스로 연결되며 득점을 기대케 했다. 후반에도 김신욱의 신장은 대표팀 공격의 핵심이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후방에서의 긴 패스는 김신욱의 머리로 향했다.
결론적으로 이날 김신욱 활용법은 성공이었다.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했던 최강희 감독의 의도를 충분히 수행했고 좋은 장면들도 연출해냈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을 상대로 김신욱의 높이는 위력적이었고 상대는 김신욱의 고공 플레이를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김신욱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날 활용법은 아쉽기만 하다. 김신욱을 논할 때 '머리만큼 발 밑도 강한 공격수'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헤딩골보다 발기술을 활용한 필드골이 더 많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김신욱의 역할을 철저하게 높이에 초점을 맞췄다. 주어진 역할은 성실히 수행했지만 그에 반해 발 밑의 진가가 발휘된 장면은 도통 나오지 않았다.
최강희호로선 김신욱의 높이가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지만 그와 함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의 끈도 놓지 말아야 한다. 높이뿐만 아닌 활용 가능한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김신욱 활용법은 당면 과제가 아니었다. 손흥민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논의 속에 김신욱이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강구할 뿐이었다. 그래서 도우미론이 회자됐고 그 방법으로 높이를 활용했다. 타점 높은 헤딩 연결을 통해 손흥민 혹은 이동국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일정 공식'을 주입해 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김신욱의 여러 무기들 중 일부만을 활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신장이 아닌 활동량과 적절한 패싱력 등을 살릴 수 있는 최상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 밑을 강화하는 방안은 김신욱의 득점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최근 A매치에서 김신욱은 침묵 중이다. 지난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득점 이후 대표팀에서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란전에서는 다양한 득점 루트와 공격진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만큼 김신욱 활용법을 최종전 전에 새로이 짤 필요가 있다.
[사진=김신욱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