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리더에서 솔로로 돌아온 씨엘(CL). 그는 자신을 둘로 나누어 개념지었다.
씨엘은 3일 오후 홍익대학교 근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 솔로앨범 '나쁜 기집애'를 발매한 소감과 그녀만의 음악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이 가수 씨엘과 인간 이채린(본명)으로 나뉠 수 있다는 주의였다 .
"사실 전 씨엘과 채린이라는 개념을 엄격히 구분 짓고 있어요. 그런 걸 좋아해요"
씨엘은 "무대 위에서 나는 씨엘이다. 하지만 직접 만나거나 평소에 지나다 날 만났을 때, 내 지인들이 나를 대할 때는 채린이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수로 데뷔해서 씨엘이 만들어졌다기보다 그저 내 안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굉장히 흑백이다. 부정적으로는 극단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긍정적으로는 확고한 면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흑은 씨엘 같고 백은 채린 같다"며 웃었다.
평소 무대 위에서 투애니원 멤버로서, 또는 여성 래퍼로서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자주 선보인 씨엘이다.
"무대에서의 모습과 평소 모습은 많이 달라요. 둘 다 내 모습이긴 하지만 평소에는 무대 위에서 보이기 위해 내 모습을 조금 아껴두고 있죠. 평소에는 에너지를 아끼는 편이에요"
그는 "사람들은 나를 보고 클럽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술도 잘 마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음악 작업을 한다거나 집에서 요리하는 걸 더 좋아한다. 의외라는 말을 많이 든는다"고 말했다.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채린'을 언급한 것이다.
'나쁜 기집애'는 씨엘의 카리스마 넘치고 당당한 여성상을 가장 극대화시켜 표현했다. 이에 대한 씨엘의 설명도 이어졌다.
"'나쁜 기집애'의 '나쁜'은 평소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미와 달라요. 저는 '나쁜'이라는 말로 멋진 여자를 표현하고 싶었죠. '멋있다'라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씨엘은 곡의 탄생 비화에 대해서도 털어 놓았다.
"사실 작곡가 테디와 말장난을 하다가 나온 제목이에요. 하루 만에 곡이 나왔는데 양현석 사장님도 '나쁜 기집애'가 나와 어울리고 딱 맞는 곡이 될 거라고 하셨죠. 곡을 만들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제 것이 됐어요"
유독 '나쁜'을 외치는 뮤지션들이 많아졌다. 이효리의 '배드 걸'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투애니원 때부터 여성을 대표하고 싶었고 여성들의 목소리가 강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어요. 요즘은 많은 여성 뮤지션들이 그것들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아 기뻐요"
소극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깨고 싶고, 패션뿐만 아니라 음악과 힙합을 즐길 줄 아는 여자가 많다는 것도 알리고 싶은 것이 씨엘의 바람이었다.
"'나쁜 기집애'는 제 아이 같은 곡이에요.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제가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씨엘은 자신의 첫 솔로곡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 내 나이에 이런 곡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녹음하는 과정과 무대를 꾸미는 과정, 뮤직비디오 촬영과 편집 등 내가 참여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지금을 추억할 수 있는 한 시점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나쁜 기집애'는 씨엘이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 힙합곡의 상식을 깨고 BPM 70의 느린 비트를 지닌 것이 눈에 띈다. 덥스텝과 더기 등 최신 사운드가 입혀진 것도 이채롭다.
씨엘은 '나쁜 기집애'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후 오는 6월 중순경 1년여 만에 투애니원으로 가요계에 컴백할 예정이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씨엘 ⓒ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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