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3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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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야 연애하자', 오랜 만에 만나는 신선한 여성영화

기사입력 2013.05.31 20:34 / 기사수정 2013.05.31 20:3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상반기 한국 영화의 수확 중 하나는 독창적인 시선을 가진 신인 여성 감독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노덕 감독은 관객과 평단에 모두 좋은 반응을 얻은 '연애의 온도'를 발표했다. 또한 독특한 영상이 돋보인 '환상 속의 그대'의 강진아 감독도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주목할 만한 여성 감독이 배출됐다. 20대 후반 여성의 성장통을 그린 '앵두야 연애하자'를 완성한 정하린 감독은 단편 영화 연출을 통해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정 감독은 단편 영화 '모기', 'I Still Believe', '삐에로', '가가별 이야기', '곰 두 마리'를 통해 연출력을 다져왔다. 올해 서른의 젊은 감독인 그녀는 장편 데뷔작인 '앵두야 연애하자'를 발표했다.

3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앵두야 연애하자'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 감독은 "장편 데뷔작이 28세 여성들의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라고 말했다.

'앵두야 연애하자'는 28세의 동갑내기 여성 네 명이 서로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정앵두(류현경 분)는 남자 친구와 헤어지던 날 부모님이 로또복권에 당첨되며 일확천금을 얻게 된다. 부모님이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 뒤 텅 빈 집에 자신의 절친 세 명을 불러들인다.

정앵두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집에 틀어박혀 소설 쓰기에 열중한다. 미래의 작가를 꿈꾸지만 완성한 소설은 없는 상황이다. 빼어난 외모를 지닌 문소영(하시은 분)은 커피숍에서 알바를 하며 생활한다. 고된 땀을 흘리며 일에 종사하는 삶을 거부하는 그녀는 화려한 남성 편력을 통해 희열을 느낀다. 미술관 큐레이터인 이윤진(강기화 분)은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일상 때문에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한다. 고등학교 미술 교사인 엄나은(한송희 분)은 같은 학교 원어민 교사인 샘을 짝사랑한다. 모태 솔로인 그는 샘의 작은 친절에도 감격해지만 충격적인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렇듯 각기 다른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정 감독은 이 시대의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연기자들의 연기는 과장되지 않고 매우 절제돼있다. 또한 영화에서 비쳐지는 일상도 현실과 매우 흡사하게 건조하다. 이 영화는 '처녀들의 수다'(1998), '고양이를 부탁해'(2001), '싱글즈'(2003), '뜨거운 것이 좋아'(2008)처럼 다수의 여성 캐릭터가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부담이 없고 곳곳에서 터지는 유머도 썰렁하지 않다. 30대 초반인 정 감독은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90%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 여성들의 성장통을 다룬 이 영화는 오는 6월6일 개봉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앵두야 연애하자 영화 스틸컷]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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