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의 신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아이리스2'의 결말이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연상시켰다면 '직장의 신'은?
21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최종회에서는 와이장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1년 뒤 스페인에서 바텐더 일을 시작하는 미스김(김혜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느 날 미스김은 정주리(정유미)가 쓴 편지를 받게 된다. 정주리는 편지를 통해 와이장 직원들의 근황을 전했다. 미스김은 장문이라며 투덜거렸지만 편지를 읽는 내내 회사 동료들을 생각하며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장면은 일본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작품 '슬램덩크'를 떠올리게 한다. 만화 말미에 주인공 강백호는 전국대회 2회전 산왕전에서 입은 등부상을 치료하며 재활에 전념한다. 이후 짝사랑 상대인 채소연의 편지를 받고 문제아 군단인 북산고등학교 농구부 멤버들의 근황을 전해 듣는다.
아울러 편지 발신인인 정주리와 채소연은 각각 동화 작가, 농구부 매니저로 자리 잡으며 좋아하는 일을 즐기게 된다. 이어 두 사람은 미스김과 강백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다. 이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는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 있는 편지다. 함께 했던 지난 나날을 회상할 수 있게끔 한다. 동시에 이른 복귀를 종용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슬램덩크'의 마지막 장면은 가장 강백호답게 끝났다. 또 한 장면으로 진한 여운을 주기에 충분했다. 괴짜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강백호는 "물론! 난 천재니까"라고 말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농구에 대한 염원을 드러낸다. '슬램덩크'의 끝은 단정 짓기 힘든 열린 결말이었고 '직장의 신'도 그러했다. 분명한 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는 미스김의 표정은 "물론! 난 미스김이니까"라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직장의 신'은 '슬램덩크'의 결말을 연상하게 했다. 비슷했지만 편지를 통해 주변 사람들까지 껴안았고 시청자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배려심을 보여줬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직장의 신 ⓒ K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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