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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홈런' 넥센 박동원이 꿈꾸는 미래

기사입력 2013.05.21 13:11 / 기사수정 2013.05.21 13:24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데뷔 후 처음이니까 잊지 못할 순간이잖아요. 극적이었다면 더 좋은 추억이 됐을 것 같기도 해요."

프로데뷔 첫 홈런, 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은 그 순간을 이렇게 회상하며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매 경기마다 많은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는 프로야구, 선수들 각자에게도 저마다 잊지 못할 기록 달성의 순간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타자들에게 '첫 홈런'의 기억은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지난 15일 목동 한화전, 박동원은 팀이 14-1로 앞선 8회말 대타로 나서 한화 투수 유창식을 상대로 좌측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쳤을 때 잘 맞은 느낌이 들어서 '넘어갔다'고 생각했죠. 심재학 코치님이 직구 하나만 노리라고 조언해주신 게 도움이 됐어요."

큰 점수 차로 앞섰을 때 나온 홈런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겐 그 의미가 특별했을 터다. '프로 첫 홈런' 기념구도 가방에 소중히 챙겨 넣었다. 홈런 이후에는 부모님과 지인들의 축하 연락도 이어졌다. 그의 부산 양정초등학교 시절 야구부 감독님은 다음날 신문에서 제자의 홈런 소식을 듣고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면 어머니가 항상 수고했다고 문자 메시지를 넣어주시는데, 그날도 홈런 축하한다고 보내주셨어요. 초등학교 때 감독님도 전화로 요즘 자신감이 많이 없어 보인다고, 좀 더 적극적으로 쳐 보라고 말씀하셨는데 마음에 많이 와닿더라고요."

박동원은 2009년 부산 개성고 졸업 후 넥센에 입단했지만, 1군 7경기 출전에 그치며 2011년 상무에 입대했다. 이후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 퓨쳐스리그 때의 자신의 활약을 눈여겨봤던 염경엽 감독의 든든한 믿음 아래 주전포수로 낙점돼 시즌을 치르고 있다.

자신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박동원은 시즌 개막 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또 다시 부침을 겪는 등 짧은 시간동안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시합 도중 실수한 후에는 '큰일 났다'는 불안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 정도였다.

"처음에는 수비랑 타격 둘 다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는데, 이후에 안타도 잘 안 나오고 하니까 쫓기는 마음도 들더라고요. (허)도환 형이 잘 할 때면 더 그랬죠. 그래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첫 홈런이 그에게는 자신감을 북돋는 계기가 됐을까. 박동원은 '그런 느낌은 없다'고 지극히 '현실'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요즘 제가 잘 못하고 있으니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거예요. 답답했던 때에 홈런으로 조금이나마 좋은 모습 보여드린 것 같은데, 앞으로는 더 잘 하고 싶어요"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박동원의 첫 홈런을 지켜봤던 염 감독은 "축하할 일이다"라고 웃어 보이면서도 "아직 기본기도 더 다듬어야 하고, 해야 할 게 많은 친구다. 지금은 홈런 한 개보다 안타 세 개를 치는 게 더 낫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박동원 역시 자신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좀 더 마음을 편하게 가져도 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더 쫓겨봐야 나중에 편해질 것 같다"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않으면 내일도 없는 거니까, 현재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자신을 가다듬는 이유를 전했다.

'넥센의 10년'을 책임질 이로 꼽힌 박동원이 꿈꾸는 미래는 지금 여기, 하루하루의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박동원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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