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투수의 가장 중요한 기록은 평균자책점이다. 승리를 많이 챙겼어도 평균자책점이 높다면 분명 미덥지 못한 부분이 숨어있다는 얘기다. 반면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안정적인 투구를 지속적으로 펼쳤다는 의미인 만큼 신뢰가 간다.
광주에서 시리즈 둘째 날 경기를 앞둔 KIA와 SK는 양현종과 세든을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이들은 현재 평균자책점 1위(양현종 1.16)와 2위(세든 1.66)에 올라있는 투수들이다. 게다가 모두 왼손 투수고, 현재 팀내 최다승(4승)을 기록하고 있는 필승카드다.
양현종은 6경기에 등판해 4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38⅔이닝 동안 피안타가 24개밖에 없다. 홈런도 1개만 허용했다. 이는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운도 따랐다. 양현종은 마지막 등판인 9일 광주 롯데전에서 선발로 나와 2회까지 무려 61개를 던지며 3안타 볼넷 3개로 2실점(1자책)하며 고전했지만 갑작스레 내린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6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선다. 4월에만 4승을 거두며 팀의 선두질주를 이끌었던 양현종은 팀이 전날 5연패를 끊어내면서 한결 가벼운 마음이다.
양현종이 시즌 초반이지만 굳건하게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는 비결은 제구력이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직구의 위력이 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현종이 공격적인 피칭을 앞세우며 볼넷을 내주지 않고 정면대결을 펼친다면 SK타선과 흥미로운 경기가 예상된다.
SK는 세든을 선발로 예고했다. 세든은 현재 SK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믿을만한 투수다. 평균자책점 2위인 세든은 4승2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등판에서 3연승을 챙기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세든은 국내무대 데뷔전인 3월31일 문학 LG전을 제외한 나머지 7차례 등판에서 모조리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며 이닝이터의 위력을 보여줬다. 직구구속은 140km대 초반이지만 슬라이더의 각이 좋아 타자들이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SK는 전날 뼈아픈 패배로 3연패에 빠져있는 만큼 오늘 세든이 나왔을 때 연패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내일은 KIA 선발이 윤석민으로 일찌감치 예고됐다. 게다가 SK선발은 여건욱의 빈자리를 메우는 백인식의 프로 첫 선발 등판이라 오늘 승리로 마음을 가볍게 해줄 필요가 있다.
오늘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초반 한 방이다.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팀이 추가점까지 가져갈것으로 보인다. 강팀은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전날 팽팽한 투수전에서 흐름을 가져오는 KIA 타선의 적시타는 인상적이었다. 5회 신종길과 8회 박기남의 안타가 그랬다.
오늘은 장타 대결이 볼만할 것 같다. 세든은 피홈런이 4개로 많은 편이고, 양현종도 연타 공략이 쉽지 않은 만큼 SK 타선이 한 방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양현종(위)과 세든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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